득량만에 얽혀사는 소박한 삶 ‘장흥군’
득량만에 얽혀사는 소박한 삶 ‘장흥군’
  • 배석환
  • 승인 2021.02.03 20:14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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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은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내륙으로는 강진군을 시작으로 해 시계방향을 따라 영암·화순·보성·고흥군, 또 바다로는 완도군에 둘러싸인 채 길음직하면서도 여섯 개 군 한가운데에 오롯이 들어서 있는 모양새다.

동남쪽 아래로는 청정해역 득량만을 두었으며 들녘과 장흥읍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흐르는 탐진강 등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강이 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라도 3대 강에 드는 탐진강은 영암군 금정면 세류리 궁성산 북동계곡 범바위골 ‘성텃샘’에서 비롯돼 여러 곁가지 물줄기를 기꺼이 한 몸으로 받으면서 굵어졌다가 이윽고 장흥읍을 지나치면서 서쪽으로 휘어들어 구십포에서 강진만 바다와 합쳐진다.

이러한 탐진강은 은어가 가장 좋아하는 하천이다. 강어귀 가까운 곳에서 산란, 부화한 은어 치어는 얕은 여울에서 노닐다가 꼬리지느러미가 발달하면 큰 물을 따라 상류로 회유해 탐진강으로 올라와 20~30㎝의 성어로 자란다.

장흥군은 면적으로 치면 전남에서 일곱 번째 서열에 들지만 산지가 많아 실속이 없다. 반면 득량만과 맞닿은 바닷가 사람들은 전어·가자미·멸치를 비롯해 자연산 피조개나 바지락·꼬막· 등이 넉넉히 생산되면서 풍요를 누리고 있다.

특히 대덕·회전·관산을 중심으로 발달한 장흥군의 김양식은 한 시절 전국 시장에서 김의 본산지라는 완도와 생산량과 질로 키재기를 했었다. 1936년 140만 속을 생산 ‘김 생산 전국 1위’ 자리를 차지했었고 장흥군해태어업조합 창립 20주년에 맞춰 현재 장흥군수협 회진유류사업소 자리에 이를 기념하기 위한 비를 세우기도 했다.

김이나 미역, 피조개, 꼬막, 바지락도 그렇지만 몇 년전부터는 이 지역 수산업의 얼굴 노릇을 도맡다시피 하는 굴과 키조개 양식이 활기를 띠면서 장흥군은 남도지방 수산양식의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 전 세계를 구석구석 뒤져봐도 장흥군에서 밖에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타이어식 굴 양식방법’은 장흥군을 굴 양식의 메카로 새롭게 등록시킨 한 동기가 됐다.

또한 1989년 그 어렵다는 키조개 이식에 성공, 1991년 첫 수확으로 20억원 규모의 키조개를 생산해내면서 수문포 일대를 소문난 키조개 생산지로 가꾸어냈다. 

△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적

천관산
천관산

장흥군은 예로부터 천관산·제암산·억불산 등 산지가 많고 그 세가 험해 오랜기간을 오지로 통했다. 특히 천관산은 ‘산중의 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경이 뛰어나다. 천관산은 말 그대로 하늘의 관(冠)을 쓴 듯한 바위와 산봉우리가 들쭉날쭉 얹혀 있고 ‘동국여지승람’에서 이르듯 ‘몹시 험하며 가끔 흰 연기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서린다’는 비범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보림사
보림사

천관산뿐 아니라 장흥 사람들이 고장을 찾아 온 이들에게 볼거리로 권하는 것중 하나가 동양 3보림의 하나라는 ‘보림사’다. 신라 경덕왕 18년(759년)에 세워진 이 절은 조계종 총본산으로 국보 제44호인 3층 석탑과 석등을 비롯한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비롯해 목각 사천왕으로는 전국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는 사천왕문이 보존돼 있기도 하다.

※ 새어민 제34권 제334호(1996년 2월 20일 발행)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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