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바다’ - 섬 여행 "생일도"
다시보는 ‘우리바다’ - 섬 여행 "생일도"
  • 수협중앙회
  • 승인 2021.01.20 22:13
  • 호수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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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천국 ‘생일도’

작은 여객선 한척에 오른다. 덕우도를 경유해 생일도로 가는 배는 한가롭기만 하다. 배 한쪽에는 날개 없는 선풍기가 실려 있다. 수리를 마치고 다시 섬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손때 묻은 선풍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섬사람들의 여름을 식혀줄 거다. 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는 여객선 안 풍경은 주민들의 일상을 소리 없이 이야기 한다. 그 모습에 배시시 미소가 번진다. 

“여기 사람들은 매일 생일이여. 날 생(生), 날 일(日)자를 쓰니 그런 셈 아녀. 그래서 사람이 즐겁고, 순해. 저런 멋진 풍경 보고 있으면 머리 아픈 일도 금방 잊어먹는 다니까.”

한 시간 남짓 만에 닿은 생일도에 도착해 귀동냥한 섬 소개다. 이 섬의 본래 이름은 ‘산일도’ 또는 ‘산윤도’였는데, ‘주민들의 착한 마음 씀씀이가 갓 태어난 아이 같다’고 해 오래 전부터 생일도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에 따르면 예로부터 험한 바다에서 조난 사고와 해적들 횡포가 심해 ‘이름을 새로 짓고 새로 태어나라’는 뜻에서 생일도란 이름을 붙였다.

400여 가구가 있는 생일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남도의 작은 섬이다. 그러나 이 섬에는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백운산이 솟아 있다. 산꾼들 사이에선 예부터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섬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섬에 도착하면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양의 다시마를 볼 수 있다. 특히 햇볕에 잘 말린 ‘생일 다시마’는 성인병과 위장병 치료에 효과가 좋은 건강식품으로 예부터 그 이름을 떨친 이곳 특산물이다. 

다시마 주 생산지 답게 다시마를 가득 실은 배들이 길레 늘어서 있는 포구는 갯내음 물씬 풍기는 어촌 모습 그대로다. 생일도 주변에선 전복, 미역, 김 양식이 활발하다. 섬 안엔 광어 양식장도 제법 된다. 특히 완도산 미역·다시마 대부분이 평일도와 생일도 해역에서 생산된다. 이 두 섬에 나는 미역과 마시마는 전국 생산량의 70% 수준이라한다.

◆투명산을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

섬만이 간직할 수 있는 특유의 관광자원도 때묻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돼있다. 생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명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속이 보이는 투명한 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앞산에 가려진 뒷산 능선이 투시돼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산이 바로 백운산이다. 

세 개의 산이 1.5㎞의 거리를 두고 겹쳐 있지만 비슷한 높이의 두 봉우리가 마치 한 개의 산처럼 앞산 속으로 능선의 윤곽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신비한 광경은 백운산에서 바닷길로 4km 가량 떨어진 금일읍 동백리 선착장 부근에서 볼 수 있다.

‘샤아아~ 샤아아~’ 갯돌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시원하다 못해 청량하다. 500m 길이에 넓이가 50m나 되는 갯돌 해변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근거리에 있는 금곡해수욕장도 볼만하다. 최근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해수욕장인데 도로가 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생일도의 진산인 백운산 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쌓인 곳으로 백사장을 거닐면 스폰지 위를 걷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포근하다.

한편 생일도는 해안경관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금머리갯길 등이 잘 조성돼 있고 다양한 식생과 볼거리로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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