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물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땅 순천만
바다생물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땅 순천만
  • 김병곤
  • 승인 2011.01.06 11:28
  • 호수 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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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Ⅱ >> 어촌·어업 희망 프로젝트

▲ 순천만 갈대밭의 겨울
생태관광 명소로 각광 경제파급효과 1천억원
관광 수익 어업인들에게 돌려주는 정책 필요


갯벌은 생명이다.
하지만 한때 갯벌을 쓸모없는 땅으로 생각한 개발론 자들이 지배했다. 점차 시간이 흐르고 갯벌은 자연과 조류, 바다생물들이 사람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체라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곳이 순천만이다.
고흥군,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 등과 접하며 남쪽과 북쪽의 길이 30km에 동족과 서쪽이 약 20km로 약 갯벌·해면(海面) 면적이 32㎢다.

이곳은  매우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 간석지가 발달해 있다. 생태 생물도 다양하다. 원래 피조개와 꼬막이 주산이지만 짱둥어, 농게, 칠게, 갈게 등이 두루 분포해 있다.

원래 순천만은 여자(汝自)만이다. 만(灣) 한가운데 ‘대여자도’와 ‘소여자도’라는 섬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너여(汝)에 스스로자(自)를 쓰는 섬이고 보면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섬에서는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으로 순천만으로 불러진 것은 지난 2006년 한국 연안습지 중에서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면서부터다. 1996년만 해도 생태보전은 관심에도 없었다.

▲ 갈대밭의 관광객들과 산책로
▲ 추운날씨에 묶인 관광유람선

당시 순천시는 동천 물길을 직선으로 내는 사업을 계획했다. 순천만 일대 농지의 홍수 피해 때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순천만에 순천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내다버리고 있었다.

▲ 갈대위에 내린 눈
갈대밭이 유명했던 순천만은 10년 전만 해도 달랐다. 여느 행락지와 같이 무질서 했었다. 순천시는 2007년부터 순천만 일대 770만㎡를 생태계 보전지구로 지정했다. 생태보전지구 안에 건물 증축을 막았고 순천만 일대 부지를 사들였다.

부지 매입과 보상금으로 순천시는 지난해 까지 114억원을 썼다. 순천만 일대를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전봇대 283대를 뽑는 등 복원사업에 순천시는 지난해까지 273억원을 썼다.
▲ 순천만 갯벌에 기대어 사는 어업인

지역 주민의 반발은 당연했다. 하지만 순천시의 끊임없는 설득으로 주민들은 보전해야할 생태적 가치가 충분한 명소로 지역공동체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된 것이다.

순천만에는 여수수협 대대어촌계가 존재하고 있다. 어촌계원 119명에 어업인 813명이 맨손어업을 주로하고 있다. 이들 어업인들의 어장이 축소됐지만 점차 순응해 가고 있다. 따라서 순천시는 관광소득의 일부를 이들 어촌계에 지원해야 한다.

순천만은 개발과 보존이 분명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관광객이 연간 300만명 정도 다녀가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10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순천만은 개벌을 통한 수익이 아니라 생태를 보존하면서 바다생물과 사람뿐만 아니라 조류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 순천만 자연생태관 전경
순천시는 이를 계기로 순천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2013년엔 세계정원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입장료(2000원)도 받는다. 사람이 너무 많이 오기 때문이다.

갈대의 사각거림이 시가 되고 철새들의 재잘거림이 음악이 되고 바다생물들의 움직임이 하나의 그림이 될 때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행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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