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주인 되는 새로운 수협을 꿈꾸다
조합원이 주인 되는 새로운 수협을 꿈꾸다
  • 김병곤
  • 승인 2011.01.06 11:18
  • 호수 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획 Ⅱ >> 어촌·어업 희망 프로젝트

고창군수협 배한영 조합장

▲ 배한영 조합장
세상 어느 집단이나 희망과 절망이 엇갈리는 순간은 늘 있게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교차하는 희망과 절망은 너무나 극단적이고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던지 어려운 고비를 맞을 때면 지도자의 진정성과 정체성이 중요하다.

더구나 협동조직체인 협동조합에서의 지도자인 조합장의 역할은 협동조직 그 자체이다. 투명성을 기본으로 강한 리더십을 통해 조합의 정통성을 찾고 조합원들을 일치단결 시킬 때만이 희망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창군수협 배한영조합장은 지난해 11월 23일 당선됐다. 전국 92개 수협 조합장들 가운데 가장 늦게 당선된 조합장이지만 조합 정상화의 열정이 벌써 가시화 되고 있다.

취임 한달 만에 출자금 7억6200만원을 늘렸다. 당시 20억9000만원의 36.4%나 출자금을 증대시킨 것이다. 배 조합장의 이 같은 출자금 증대운동은 선거기간동안 조합원들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조합원들을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 졌다. 더구나 1년6개월간의 전임 조합장 공백을 메우고 조합원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배 조합장은 고창군 수산업의 생생한 역사를 써오고 있는 인물이다. 이곳 심원면 만돌리에서 태어나 전주상고를 졸업하고 고향에 정착했다. 김과 바지락 양식을 하면서 어민후계자에 선정됐고 12년간 어촌계장을 역임했다. 지난 94년부터 양만장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한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고창군연합회장, 고창수산물축제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배 조합장이 고창 수산업의 중추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잘 알기에 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뜻을 모아 준 것이다. 조합원들이 고창군 수협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배 조합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취임인사에서 7가(可)3부(不)를 약속했다. 조합원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고 투명경영, 경제사업 확장, 조합원 만족도 신장, 조합원 섬기기, 장학사업 확대, 지역발전의 초석이 되는 조합을 7가(可)로 내세웠다. 3불(不)로는 정의롭지 않은 일, 법과 원칙에 위배되는 일, 조합원이 우선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 것이다.

그는 그래서 조합원와 어업인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이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우선 경제사업의 부흥을 꿈꾸고 있다. 장어사업의 개선, 김 판로확보, 2011년도 구시포항 개발에 따른 위판, 유류, 냉장·냉동사업 등을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주 사업은 경제사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합의 수익이 증대되는 만큼 어업인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될 수 있도록 어업인복지 향상, 어촌계 지원사업 확대 및 지역 환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도 약속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고창군은 영광원전으로 인해 어업권이 소멸되어 가고 있다. 더구나 끊임없는 원자력 온배수 배출로 치명타를 입고 있다. 고창 어업인들이 살기위해서는 소멸된 어장을 대체할 어장 개발이 시급하다.

또한 영세한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을 보전하기 위한 자녀들 학자금 지원 및 고용지원도 어업인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힘없고 영세한 어업인들을 대표하는 수협이 앞장서서 대체어장 개발 및 어업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설 것도 다짐 했다.

“우리수협은 지난 91년 부안수협에서 분할한 이후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모두 합심해 노력한 결과 올 결산에 자산규모 2000억원대의 수협으로 거듭날 것 같다”는 배조합장은 “예탁금과 대출금 신장은 눈부시게 성장 했지만 경제사업은 전체 사업에 10%에 불과하다”며 경제사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배조합장은 “누가 뭐래도 협동조합이 추구해야 할 것은 협동의 가치실현입니다. 그러나 요즘 협동조합의 수익성 부분만 부각되면서 협동의 본질이 퇴색됐음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변하지 않습니다. 협동조합이 단순히 수익성을 쫓기보다는 수익과 협동의 가치실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사이를 적절히 맞춰가는 것이 현재의 협동조합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배 조합장의 다부진 조합 경영철학은 한동안 흐트러졌던 고창군수협의 정도경영을 재정립하고 ‘조합원이 주인 되는 수협’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