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힐링여행 ‘제주’
한 해를 마무리하는 힐링여행 ‘제주’
  • 배석환
  • 승인 2020.12.02 19:41
  • 호수 5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바다 웹진(wooribadawebzine.co.kr)

외투는 점점 두꺼워지고 집 밖으로 나가는 건 부담스러워진다. 이윽고 하늘에서 비 대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다. 추위와 쓸쓸함에 굳어버린 몸과 마음을 위해서라도 추운 겨울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오는 철새처럼, 따뜻한 제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를 상징하는 섭지코지

특별한 제주에서도 섭지코지는 더욱 특별하다. ‘재사’(才士, 재주가 있는 사람)가 많이 나오는 곳이라는 뜻의 ‘섭지’와, 육지에서 바다로 툭 튀어나온 ‘곶’의 제주 방언인 ‘코지’가 합쳐진 이름인 섭지코지. 섭지코지가 제주도의 푸른빛 바다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다. 일반적인 모래나 현무암으로 이뤄진 제주도의 다른 해안과는 다르게 송이라는 붉은 화산재가 받치고 있는 섭지코지의 풍경은 제주도에서도 사뭇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나 섭지코지에서 성산일출봉을 배경 삼아 바라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일출이 유명한 만큼 섭지코지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꽤 떠들썩하다. 그렇지만 불쾌한 떠들썩함은 아니다.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며 바라보는 일출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고 어디서 봤을지 모를 사람들과 함께 떠들썩하게 맞이하는 그것 또한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스한 햇볕을 받다가 슬슬 허기가 지기 시작할 때쯤, 섭지코지에서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성산포수협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 유통센터가 나온다. 수산물 유통센터에서는 갓 잡은 부시리, 옥돔, 광어 등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즐길 수 있다.

센터 옆에 위치한 수산물 직판장으로 향한다. 직판장에서는 갈치와 고등어, 참조기, 옥돔 같은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싱싱한 수산물 외에도 초콜릿, 젓갈, 흑돼지, 오메기떡, 건어물 등 제주도에 함께 오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구매할 수 있다. 

◆초록과 금빛이 교차하는 풍경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지만 ‘제주도 = 해안’이라는 생각을 하면 서운할 곳이 바로 ‘곶자왈’이다. 곶자왈이라는 이름은 숲과 가시덤불을 뜻하는 제주 방언인 ‘곶’, ‘자왈’이 합쳐진 이름이다. 즉 특정한 곳을 부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제주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지형의 이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곶자왈은 옛날 경작이 불가능한 지형으로 ‘버려진 땅’이었다. 하지만 도시가 발전하고 환경의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금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있는 곳으로 그 보전 가치가 높은 지형이 되었다. 실제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잘 가꾸어진 숲을 산책하는 느낌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숲을 조심스럽게 탐험하는 느낌을 준다. 또 지형 자체가 평탄해서 힘들지 않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에서 초록빛의 제주를 만끽했다면 이제는 새별오름에서 금빛 제주를 만끽할 차례다. 새별오름의 ‘오름’은 산, 봉우리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새별오름’이라는 이름은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높이지만, 당장 집 문을 열면 보이는 뒷산과 비교하면 섭섭하다. 곳곳에 드넓게 펼쳐진 초원과 함께 새별오름을 덮은 억새가 해질녘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장관이 펼쳐진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금빛으로 물든 새별오름의 모습은 가히 제주도를 찾는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푸른빛과 초록빛, 금빛으로 빛나는 제주의 풍경은 언제 보아도 새로운 느낌을 주기에, 한 번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제주. 제주에서 한 해를 정리하고 또 한 해를 준비하는 것은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