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변화 자체가 심각한 폐해
생태계 변화 자체가 심각한 폐해
  • 이명수
  • 승인 2020.09.09 18:36
  • 호수 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상에는 사람이 살지않아 피해 미미”…“어불성설”
착공부터 완공까지 지속되는 어장멸실, 조업피해 심각

정부가 지난달 7월 17일 한국판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해상풍력 추진동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수용성과 환경성 확보 차원에서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원활한 사업추진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같은 정부의 발표에 따라 최근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민간업자들이 활개를 치면서 해상풍력 사업에 달려들고 있다. 또한 육상보다 피해가 덜하다는 검증되지 않은 논리로 해상풍력사업을 부추기는 듯한 여론몰이마저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해상풍력의 직접 이해당사자이자 피해자인 어업인들이 해상풍력 반대성명서를 내면서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자칫 밀어붙이기식 해상풍력으로 수산업과의 상생이 공염불이 될 우려에 놓이면서 어촌사회 문제로 까지 확산될 조짐에 있다. 

해양수산부가 어업인과 수산업 보호에 방점을 찍고 해상풍력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해상풍력 그 허와 실이다.  

①“피해가 덜하다”…만만한게 바다? 
-(상)차고 넘치는 바다훼손 폐해

-(하)피해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②해상풍력이 능사?
③민관·부처간 해상풍력 협업, 지자체 관리는?   
④해상풍력은 세계적 추세?
⑤어장에 말뚝, “가만 있으라구요?”  

◆해상풍력 폐해 실로 다양

“육상에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면 발전기 터빈 돌아가는 소리, 저주파소음 등 인근 주민이 입는 피해는 심각하다. 하지만 해상에는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거의 없다. 파도소리가 소음을 상쇄시키고 사람에게 소음도 들리지 않고 발전기 주위가 어초 역할을 해 물고기가 모여들어 되레 수산자원 조성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따라서 산림훼손을 줄일 수 있고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해상에 풍력발전을 조성하는게 대안이다.”

팩트인지 궤변인지 정말 헷갈리는 대목이다. 이쯤되면 해상풍력을 반대해온 어업인들의 절박감을 한순간에 잠재울 정도다. 

때문에 어업인들은 “어불성설”이라며 격한 반발을 보이면서 해상풍력 반대 강도를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육상은 안되고 해상은 되는 이분법적 풍력발전 해법찾기가 마치 정답처럼 여론화되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상풍력사업 추진에 힘을 싣자 우후죽순 격으로 날뛰는 사업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해상풍력의 폐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사람에게 직접적이고 눈에 보이는 육상 이상으로 다양하다는 게 수산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큰틀에서 봐도 해상풍력은 조업구역 축소,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 화학물질 누출, 소음·진동·전자기장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의 폐해를 초래한다. 

2018년 한국법제연구원이 ‘발전사업이 해양환경 및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제도 개선 연구’에서 해상풍력 폐해가 더 명확히 드러난다.

건설단계에서 부지선정 과정에서 지표면조사, 지반조사, 해저조사, 음향학적 조사 등으로 고래류와 번식기 어류가 영향을 받는다. 선박 통행, 해저공사 등 건설공사 시 저서생물 서식지 파괴는 물론 여과섭식을 하는 생물이 직접적 영향권이다. 

운영단계에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풍력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진동이 어류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해양포유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상풍력 시설물 해체단계에서는 역시 소음이 발생하고 안정화된 해저에서 주변 토사가 부유하게 되고 해저의 저서생태계 파괴를 가져온다. 

◆연안 해상풍력 황금어장 훼손 주범 전락 소지 

해상풍력단지 조성 시에는 어업활동이 불가능하다.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의 경우 2038년까지 발전단지 반경 500m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 사실상 항행과 조업이 차단돼 어업인들이 텃받을 잃게되는 셈이다. 일각에서 조업허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업인들이 발전기 주변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선뜻 조업에 나선다는 건 무리다.    

풍력기 설치와 송전케이블 매설과정에서 해저면의 교란은 물론 부유사 발생으로 저서생물 서식지 훼손과 주변해역 생물에 악영향을 끼친다. 부유사의 영향도는 낮다지만 생태계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방오도료, 윤활유, 연료, 냉각제, 연마재 누출로 생물학적 영향 또한 불가피하다. 

건설과정과 발전기 가동 중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인근 양식장, 바다생물에 영향을 끼친다. 일각에서 사람이 아니라 피해를 체감하지 못한다지만 살아있는 어류 등 해양생물에 청각장애를 초래하고 역시 생태계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소음의 경우 넙치와 청어 및 대구 등 부레가 있는 어류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진음의 경우 넙치와 갯지렁이, 바다새우와 갑각류 등 저생성무척추동물, 진주담치와 소라게가 영향을 받고 쇠돌고래, 바다표범 등 해양포유류와 바다거북 역시 영향이 크다. 

전자기장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도 무시하지 못한다. 어종별로 상이할 수 있지만 고전압 전력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인해 지구자기장을 이용해 이동하는 어류와 해양포유류에 분명 영향이 있다. 고전압 전력선의 자기장(1330암페어)은 지구자기장 크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해상풍력으로 인한 폐해는 수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상보다 피해가 적다는 명확하지 않는 논리로 접근하는 현실이 우려스럽다. 

천연상태의 바다에 해상풍력이라는 인공물이 들어서는데 육상과 비교해 피해가 미미하다고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특히 먼 바다가 아닌 어촌과 인접한 연안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은 우리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인 물고기들의 텃밭, 황금어장을 멸실하는 주범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