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애인이 꿈꾸는 안전바다’를 바라보며
‘어느 장애인이 꿈꾸는 안전바다’를 바라보며
  • 수협중앙회
  • 승인 2020.08.12 20:02
  • 호수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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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재 원 | 수협중앙회 인천어선안전조업국장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워낙 다양하고 많은 데다 때나 장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는 예고없이 찾아오나 사전 대비는 어렵고 힘들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다는 더욱 그러하다.

사고는 예측할 수 없지만 예방할 수 있기에 늘어나는 안전사고에 의한 인명피해가 가슴을 미여지게 하고 안타깝다. 증가하는 어선사고의 변곡점 마련이 시급한 이 때에 어업인의 안전의식 제고를 통한 안전확보를 위해 교육의 중요성이 크다 하겠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잠정 중단 및 연기됐던 어업인 안전조업 교육이 해양수산부 적극행정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개방안을 결정했다.

교육전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을 숙지하고 교육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함은 물론,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심스레 재개했다.

먼저 백령도 등 서해5도 어업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통해 ‘수요자 중심교육’을 실시했다. 어선의 안전운항을 위한 기본이론과 어선(원)의 안전관리를 위한 생존술, 구명설비 사용법 등 체험·참여형 위주의 압축형 교육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 경인북부수협 교육에서는 거리두기가 가능한 교육생 40명 입장 제한부터 철저한 방역까지, 어업인 모두 편한 마음으로 안전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후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실시하게 됐다.

때마침 문이 열리자,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여성이 까무잡잡한 남성의 휠체어를 끌고 들어왔다. 첫눈에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음속으로 순간 “왜 왔을까...?” 했는데, 빈 공간을 찾아 휠체어 브레이크를 걸더니 주섬주섬 교육교재를 챙기기 시작했다. 신체적 제한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장애인이 안전교육을 받는 모습을 처음 목도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안전의 중요성을 잘 아는 장애인 선주(영진호)이셨다.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에 앉은채 어업인 안전조업 수칙을 고른 정자로 정성을 다해 정확하게 필사하고 난 후 교육에 몰입하는 모습에 진한 감명을 받았고 그의 모습이야말로 어업인 안전조업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아닌가 싶다.

안전한 바다에 대한 열망은 크고 뜨겁다. 다르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 우리가 함께 꿈꾸는 안전한 바다는 우리 모두의 마음임을 확인한 자리였다. 그들을 통해 어선안전조업국 존재의 이유를 다시금 느껴본다.

교육내내 망망대해에서의 생존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강사의 눈빛에서도 생명과 안전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비장함이 느껴졌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힘겹게 진행되는 교육에 흐트러짐 없는 어업인의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해금 숙연함마저 들게 했다.

부디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어업인 안전조업교육을 마치며 전국 어업인들 단 한명의 인명피해 없이 풍어를 이루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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