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싱싱한 홍어를 그대로 썰어 먹기도 하지만, 맛을 안다는 이들은 삭힌 홍어를 뼈 채로 썬 회를 찾는다. 홍어회 매니아라면 조금 욕심을 부려 전통적 방법으로 쌀겨·짚에 묻어 삭힌 홍어를 찾을 터요, 흑산도 산 홍어면 더욱 좋아라 할 것이다.
이런 매니아들이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흑산도 어민들이 몇 년 전부터 홍어를 제법 많이 잡아내고 있다는 것. ‘흑산도하면 홍어요, 홍어하면 흑산도’니 왜 아니겠는가. 흑산도는 물론, 홍어회를 찾아 목포며 나주까지 온 식도락가들 생각도 마찬가지다.
홍어회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입안 전체가 얼얼하되 막혔던 코와 가슴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 여기에 막걸리까지 더한다면 ‘홍탁’이 되니,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더 호사를 부리자면, 삼겹살과 묵은 김치를 한꺼번에 싸먹는 '홍어삼합'이겠다.
홍어는 코 언저리가 붉그죽죽하고 썰었을 때 살결은 ‘올록볼록’,색깔은 ‘연분홍색’을 띠어야 상품(上品). 남도 여러 마을 잔칫상이나 혼례상에 올랐을 때 나이에 따라 젓가락으로 집는 부위도 달랐다. 흔히 하는 얘기로 ‘1코, 2날개, 3꼬리’. 당연히 상석에 앉은 이가 가장 먼저 맛보는 것은 ‘1코’다.
맛있는 부위는 둘째로 치고, 홍어는 아무리 과식해도 속탈이 나지 않는다는데, 특히 저지방 고단백 알칼리성 강장식품이라는 점 때문에 남정네들이 많이 찾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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