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퀴질 한번에 쏟아지는 갯벌 속 보물 ‘바지락’
갈퀴질 한번에 쏟아지는 갯벌 속 보물 ‘바지락’
  • 배석환
  • 승인 2020.07.15 19:57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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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내 어촌계, 하루 6시간 평균 30kg 채취 어가소득 버팀목

인천 중구 무의도에 위치한 포내 어촌계. 70여명의 어촌계원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바지락, 겨울에는 굴을 채취하며 어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어촌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촌체험은 해마다 2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인천공항과 인천대교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포내 어촌계를 찾아보았다.

장맛비가 세찬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흩날린다. 이런 날은 섬으로 가는 배들은 운항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무의도는 더 이상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5월 개통된 무의대교로 인해 여객선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무의도 동편에 위치한 포내 어촌계로 가는 길은 포장과 비포장 도로를 번갈아 달려야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비포장도로였다. 다리가 놓이자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곳곳에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

날씨 때문에 바지락 채취가 불가능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마을 공동어장에 도착하니 바닷물이 물러나길 기다리고 있는 어업인들 10여명 정도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미 저만큼 물러나 있는 바닷물이지만 좀처럼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른 곳은 바지락이 나는 곳까지 길이 만들어져 있거나 근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데 포내 마을은 1km 정도 갯벌을 걸어가야 하기에 아직 더 기다려야 바지락 어장에 갈 수 있습니다.” 박봉구(86세) 어업인의 설명이다.

한 시간 남짓 시간이 더 흐르고 갑자기 부산해진다. 남성 어업인들은 지게를 짊어지고 여성 어업인들은 바지락을 담을 망태를 챙기더니 갯벌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 뒤를 쫓아가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갯벌에 발이 빠지기 일쑤다. 

한참을 걸어 도착하니 갯벌과 모래가 적당히 섞여 있다. 바지락이 자라기 알맞은 조건이다. 더 이상 발이 빠지는 일도 없다. 뒤를 돌아보니 출발한 곳이 아득히 느껴진다. 

쉴 틈도 없이 곧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바지락을 채취할 수 있는 장소는 공동어장이지만 채취하는 양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더욱이 무한정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밀려 나간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면 바지락을 캐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하루에 6시간 정도만 허락된다.

갈퀴로 갯벌을 파낼 때 마다 바지락이 쏟아진다. 갯벌체험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바지락이 풍부하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관리하고 해마다 종자를 뿌려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근처에 큰 항구가 없어 오염이 덜해 폐사율이 낮다고 한다.

경력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하루 평균 30kg 정도 채취한다. 많이 채취하는 이는 50kg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니 바지락이 풍부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바지락을 담은 바구니가 꽉 차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망태에 쏟아붓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곤 망태를 한 곳에 모으기 시작한다. 누구 것인지 표시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뭍으로 가서 무게를 달면 하루 성과가 나온다.

최고령 박봉구 어업인의 갈퀴질 속도가 느려진다. 반 백년을 넘게 해온 일이지만 이제 힘에 부친다. “바지락 캐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이것을 옮기는 것이 일입니다. 남자들이 지게로 옮기기는 하는데 갯벌이다 보니 미끄러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합니다. 오토바이라도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는데…”라며 박봉구 어업인의 잠시 잠깐 뭍을 바라본다.

다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망태를 지고 갯벌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어업인들의 뒷모습에 힘겨움이 느껴진다. 어가 소득이 증가해 어어인들 얼굴에 미소가 번지길 기대해 본다.

한편 포내 어촌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촌체험마을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것을 기본으로 독살체험, 무인도 체험, 그리고 바다낚시 체험을 할 수 있다. 겨울에는 굴봉줍기 체험도 가능하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선정한 권역별 안심 어촌체험휴양마을 10선에 들어갈 정도로 주변 환경이 깨끗하다. 또 무의도는 영화 ‘실미도’를 비롯해 드라마 ‘천국의 계단’, ‘꽃보다 남자’ 등 여러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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