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해변에서 즐기는 짜릿함. ‘양양 서피 비치’
청정 해변에서 즐기는 짜릿함. ‘양양 서피 비치’
  • 배석환
  • 승인 2020.07.01 18:43
  • 호수 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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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웹진(wooribadawebzine.co.kr)

슬슬 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요즘, 사뭇 바다가 그립다. 바다의 품에 뛰어들어 한가득 몸에 얹힌 더위와 피로를 벗기고 싶고 뜨거운 볕에 갑갑했던 마음을 환기시키고 싶다. 그렇다고 해마다 찾는 해수욕장은 빤하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럴 때,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서피 비치를 한 번 찾아가 보자. 양양의 보라카이라 불리는 서피 비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무더운 여름철,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양양에 위치한 서피 비치는 본래 군사 보호구역으로 그야말로 허허벌판인 황무지였다. ‘청춘의 바다’라 불리며 연간 70여 만면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현재의 모습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그런 흔하디흔한 동해의 바다는 하나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며 점차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5년이 흐른 지금, 서피 비치는 강원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에 꼽힐 만큼 대표 관광명소가 됐다.

서피 비치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부터 일반적인 해변과는 다른 이국적인 경치가 슬쩍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즐기는 이국적인 프라이빗 비치’라는 타이틀이 괜한 말이 아닌듯하다. 해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집히는 것은 서피 비치(SURFYY BEACH)의 알파벳 철자가 배치된 포토존이다. 연인, 친구 할 것 없이 팻말에 기대어 사진을 찍느라 다들 분주하다. 비로소, 서피 비치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든다.

이곳 서피 비치에서는 전문 강의부터 장비 대여까지 맞춤형 원스톱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백사장에서 간단한 설명과 동작을 익히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해변에서 실전 연습이 진행된다. 서핑이 다소 생소한 스포츠인지라 으레 겁먹는 이들이 많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초보자들도 쉽게 적응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습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며 수업료는 5만원, 장비 대여 비용은 4만원이다. 해양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비용치곤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속한다. 

아무래도 파도가 미는 힘을 온몸으로 받으며 균형을 잡아야 하는 터라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강습생들은 몸이 바다 위에 온전히 떠 있다는 감각과 파도에 천천히 쓸리며 맞는 바닷바람을 즐기기 위해 수없이 보드 위에 올라선다. 때론 물을 먹고 볕에 피부가 그을려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피서라고 해서 꼭 더위를 피하는 데에만 급급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위와 함께 여름에 사무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서핑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공간에 입히는 것이다. 때문에 이곳 서피 비치에는 온갖 즐길 거리가 즐비하다. 태닝 베드, 트로피컬 음악이 흐르는 펍과 같은 이색 휴게 공간에서부터 요가, 롱 보드, 스노클링에 이르는 액티비티 프로그램까지. 마치 젊음을 낭비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같다. 더욱이 여름의 절정, 8월에 다다르면 세계적인 맥주 회사 코로나가 주관하는 젊음의 축제 선셋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방문객이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그 열기가 대단하다. 유난히 뜨거울 것 같은 올여름, 이보다 화끈하고 이색적인 바캉스 장소는 없을 것이다.

서피 비치에서 충분히 파도를 즐겼다면 잠시 쉬어가도 좋다. ‘예쁘다 하조대’에서 보이는 해변은 서피 비치와는 다르게 느긋하고 한가롭다. 마치, 수수한 바다의 민낯을 보는 기분이다. 전면에 난 창으론 푸근한 볕이 수시로 들어오고 갓 구운 빵 냄새가 가게 안을 가득 메운다. 그렇게 숨을 돌리고 달콤한 티라미수 몇 입을 먹다 보면 여름철 괜스레 예민해진 감정도 금세 가라앉는다. 오늘 하루분의 작은 위로를 얻는 기분이다.

해안의 경치를 한적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하조대가 좋다. 하조대는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말년을 보내며 지낸 명승지로 두 인물의 성을 따서 지어진 명칭이다. 노송 사이로 힐끗 드러나는 기암절벽엔 파도가 끊임없이 치며 작은 물보라를 일으키는데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절로 시원해진다. 발을 물에 담그지 않아도 이미 몸이 파도에 젖은 것 같은 기분이다. 올여름 피서 여행의 마침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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