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 ‘김’ 생산량 부진 ‘수출 빨간불’
검은 반도체 ‘김’ 생산량 부진 ‘수출 빨간불’
  • 배석환
  • 승인 2020.06.24 18:27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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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관측, 전년 대비 21.2% 감소…높은 수온 잦은 강풍 탓
코로나19 장기화… 김 도매가격 정체 지속 어가 경제 타격

해 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1억4000만 속(束, 김을 묶어 세는 단위)으로 부진해 수산물 수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2019년 수산물 수출 금액은 25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2018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로 최근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은 수산물 수출 1위 품목으로 수산강국 견인에 일조를 하고 있는 효자 품목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5억8000만달러로 최근 3년 연속 5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산 김 생산량은 역대 최고 생산을 기록했던 2019년산(1억7746만 속)보다 21.2% 적은 1억3979만 속으로 추정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수산물 소비 부진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어가에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평년보다 높은 수온 및 잦은 강풍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김 작황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산지 전남지역 생산량은 작년산 대비 26.7% 적은 1억183만 속이었으며 충남과 부산도 각각 30.7%, 9% 줄었다. 

반면 전북과 인천·경기지역의 김 생산량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지역 생산량은 1087만 속으로 초반 작황이 좋지 못했으나 전남과 달리 2월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생산량은 작년산 대비 5.2% 많은 생산량을 보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경기지역은 어기 내내 안정적인 해황이 유지되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김 품질 저하로 가격 상승 폭 둔화

김 생산량이 줄어 올해 물김 산지가격은 kg당 평균 965원으로 지난해 대비 12% 정도 높게 책정되고 있다. 줄어든 생산량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으나 이는 김 품질 저하에 의한 것이다. 

어기 동안 대체로 작년산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됐으며 특히 어기 초 태풍으로 인한 시설 피해를 입은 직후인 10월과 11월 가격은 40~80%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그러나 주생산시기에 접어들면서 작년산과의 가격 차이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3월 넷째 주에는 품질 저하로 인한 가공업체의 매수세가 크게 줄어 전주 대비 산지가격이 30% 가까이 하락하는 경우도 생겼다.

향후 마른김에 대한 수요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길게 이어지면서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본래 5월부터 얼구운 김(마른 김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 수분 함량을 4% 이하로 건조시킨 김) 반입, 초중고 순차 개학 등의 수요 회복 요인들이 나타나며 가격이 상승하지만 5월 이후에도 마른김 도매가격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산발적인 재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학교 개학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공공시설 폐쇄에 따른 영향 때문에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요가 줄어들어 5월과 6월, 서울지역 도매시장에서는 업체들이 보유한 김 재고가 쌓여 경매가 몇 차례 발생하지 않는 등 거래가 드물었으며 이에 따라 김밥용 김 도매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예년과 달리 4월 이후 4600원대에 머물러 있다. 

6월 이후에도 마른김 도매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0년산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예년에 비해 여전히 많은 편이며 ‘코로나19’가 쉽사리 종식되지 않음에 따라 줄어든 내수와 수출 수요 또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당분간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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