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우럭’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우럭’
  • 배석환
  • 승인 2020.06.17 20:16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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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웹진(wooribadawebzine.co.kr)

흔히들 횟감으로 자주 접하는 우럭은 지방마다 국거리나 찜, 포를 떠먹는 등 다양하게 이용될 만큼 예로부터 지역민 밥상에 자주 오르던 생선이다. 정식 명칭은 ‘조피볼락’이지만 우리에겐 ‘우럭’이 더 익숙하다. 

우럭은 맛만큼 영양가도 우수한데 비타민 B2를 함유하고 있어 세포생성에 도움이 되고 황을 포함한 아미노산인 함황아미노산이 많아 간의 해독과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투박한 생김새와 달리 피부에 좋은 필수 아미노산, 콜라겐 등과 함께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되는 칼슘·철분 역시 풍부해 뇌 기능 향상에도 그 효능을 발휘한다. 

우럭은 대량 양식이 가능한 어종이다. 기술도 점차 발달해 우리나라 양식 어종 중에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 또한 상당하다. 양으로 보자면 넙치 다음이다. 양식은 대략 1900년대 후반 즈음 시작돼 점차 크게 성장했다. 

◆치어부터 출하까지 3년의 정성 
충남 서산 삼길포 항구에 들어서니 배 몇 척이 정박해 있다. 오늘은 우럭 치어가 들어오는 날이란다. 우럭은 기존 어류와 달리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난태생 어류라 이렇게 치어를 받아다 기른다. 

그렇게 받아든 치어는 해상 양식장으로 이동한다. 우럭은 봄이면 얕은 물가로 올라오고 가을이면 수심 깊이 자리를 옮기는데 그 특성으로 인해 육상 양식이 아닌 해상 가두리 양식이 많다고 한다. 그중 이곳 삼길포는 연중 수온 15~18도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고 태풍이나 풍랑의 영향도 적어 우럭 양식에 알맞다.

치어는 해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며 눈에 띌 정도로 성장한다. 출하 시기까지는 대략 3년 정도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치어가 무사히 자랄 수 있도록 정성껏 돌봐주어야 한다. 그저 가두리 안에 넣어 두고 사료만 준다고 끝이 아니다. 자라는 과정에는 세심한 돌봄이 필요로 하는 건 여느 생물이나 매한가지다. 우럭이라고 다를 것 없다.

“우럭은 원래 깊은 수심에 서식하는 어종인지라 햇볕을 차단해 줄 수 있는 차광 시설도 있어야 하고 적정 수온, 먹이시기 등을 잘 신경 써 주어야 합니다. 특히 치어의 경우는 더욱 유의할 점이 많죠. 배합 사료와 영양제도 제때 공급해주는 건 물론이고 치어가 포식하지 않도록 사료 역시 철저하게 관리하여 나눠 배분하죠. 그저 가둬 놓고 기른다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권세한 만석수산양식 대표의 말이다.

사람이 아이를 기르는 데에 들이는 정성 못지않다. 특히 주의할 점은 여름철인데 사람도 여름이면 식욕을 잃고 기운이 빠지듯이 우럭도 무더위가 들면 식욕이 저하돼 먹이 섭취량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한다. 

안 그래도 늦봄을 넘기는 지금, 슬슬 여름철 더위가 올 즈음이면 치어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라고. 고수온기에는 폐사 피해가 나지 않도록 밀식을 막고 사료량도 평소보다 줄여서 공급해야 한다. 

더불어 바닷물 수온이 높아지면 유해성 적조가 발생할 우려도 큰데 적조 발생 전에 상품성 있는 개체들은 미리 출하해 사육밀도를 맞춰주는 일도 중요하다. 괜히 가두리 안에 얼핏 미치는 우럭을 눈으로 한 번 쓰다듬어 본다. 무사히 올여름을 지나가기를. 탈 없이 계절을 넘겨 잘 자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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