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칼국수 한 그릇에 몸도 마음도 따뜻해
도루묵 칼국수 한 그릇에 몸도 마음도 따뜻해
  • 배병철
  • 승인 2010.12.08 22:17
  • 호수 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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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 도루묵 축제

▲ 이른 아침부터 축제에 쓸 도루묵을 뜯고 있는 어업인들

강원도 양양의 도루묵 축제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축제가 열리는 물치항은 바다내음과 물좋은 자연산 횟감이 가득한 곳으로 유명하다.

10월, 11월 다양한 축제들이 앞다퉈 열리고  난 뒤 겨울이 시작될 무렵, 쌀쌀한 날씨와 함께 찾아든 도루묵으로 물치항은 들썩거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 행사에 쓸 도루묵을 준비하기 위해 그물에서 도루묵을 떼어내는 어업인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틈을 타 싱싱한 도루묵을 산지에서 직접 구입하기 위해 새벽길을 달려 온 사람들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개중에는 집에 가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아예 자리를 펴고 도루묵을 굽기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물치항 한편에서는 축제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도루묵 칼국수를 만드는 아주머니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 넉넉한 어촌인심을 맛보고 있는 관광객들
뜨끈뜨끈한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니 얼었던 몸이 이제야 풀리는 듯 하다.  뒤들 돌아보니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이 눈에 들어오고 넉넉한 어촌인심 덕에 한그릇 그득하게 부어준 국수를 다 먹었는데도 아쉬움이 남지만 늘어선 줄 때문에 다시 설 엄두가 나질 않는다.

행사장 한켠에는 도루묵 구이장이 마련되어 있다. 담백하고 고소한 도루묵은 구이로 먹어야 제맛이라며 가족끼리, 연인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화롯불에 도루묵을 구워먹는 모습은 정겹기 그지 없다.

추운 겨울 따뜻한 어촌 인심도 느끼고 가족, 연인과 오붓한 정도 나누니 가슴속까지 절로 따뜻해지는 듯 하다. 크고 화려한 축제는 아니지만 훈훈하고 따뜻한 정이 있는 축제, 바로 우리 어촌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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