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분석 통해 조미건어포·어묵·젓갈 등 가공제품 가능성 타진
연근해 오징어의 어획량이 해마다 급감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산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심해 수산물인 갈고리흰오징어의 자원 특성, 영양 및 가공특성을 조사해 다양한 가공방법을 제시한 <갈고리흰오징어 가공 매뉴얼>을 발간했다.
‘갈고리흰오징어(Berryteuthis magister)’는 개안아목(Oegopsida) 갈고리흰오징어과에 속하는 심해 어종이다. 중·대형 오징어류에 속하며 외투는 길고 부드러우며 팔은 길고 두껍다. 적색소포가 있는 표피가 대부분 벗겨져 흰살이 드러난다고 해서 경북지방에서는 ‘흰오징어’로 불렀지만 2010년 이름이 재정립되면서 갈고리흰오징어라고 명명됐다.
우리나라 동해안부터 오오츠크해, 배링해, 캘리포니아 남부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갈고리흰오징어가 주요 상업어종이다. 어획량은 1985년 6만5700톤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만톤을 넘기지 못하다가 최근 7만7000톤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은 갈고리흰오징어의 이용가능성을 평가하고 어장개발을 시도했지만 경제성의 문제로 상업적으로 어획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는 수심 500~ 700m에서 가장 많이 어획되고 있다. 어종코드가 없어 공식적인 국내 어획량은 파악할 수 없지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동해안 주요 위판장 16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64톤정도 어획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속초에서 평균 29.8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양양, 강릉 순으로 잡히고 있다. 주로 어획된 어법은 연안자망과 동해구기선저인망이었으며 연안자망 비율이 60%이상으로 조사됐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강원도에서 어획되고 있는 갈고리흰오징어를 식품으로 이용하기 위한 일반성분, 지방산, 총아미노산, 미네랄 함량을 조사했다. 또 내장의 성분분석을 통해 이용방안을 마련했다.
분석결과 살오징어와 비교해 근육, 단백질, 조지방 등 일반성분은 유사한 함량을 보였다. 지방산의 경우 갈고리흰오징어의 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 조성비는 25.9%, 65.2% 였고 살오징어는 39.3%, 55.4%를 나타내 포화지방산 조성비는 낮고 다가불포화지방산 조성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메가3 조성비는 55% 이상으로 매우 높은 조성비를 보였다. 총아미노산은 살오징어와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가공 재료로써 중요한 기준이 되는 수율은 62.3±4.4% 정도로 70%인 살오징어와 비교해 수율은 다소 떨어진다.
오징어는 독특한 조직감은 물론 맛과 씹힘성이 우수해 과거부터 건조를 통해 소비되는 양이 많다. 갈고리흰오징어를 자연건조, 냉풍(25℃·30℃), 열풍(40℃·50℃) 등 건조 조건에 따른 두께변화를 관찰한 결과 건조 후 두께는 0.8~1.0mm 내외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염장을 통한 젓갈원료로써 안정성도 살펴보았다. 갈고리흰오징어의 내장 등을 제하고 근육을 세절한 후, 세절한 근육 중량 대비 소금을 각각 10%, 20%, 30% 첨가하고 5℃의 저온에서 12시간동안 염지하는 과정을 거쳐 변화를 측정했다. 소금 첨가량이 증가할수록 수율은 감소했고 총질소 함량은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미건어포, 어묵 등 가공제품을 만들어 보았다.
조미건어포는 조미 전 상태는 수분함량이 높고 보수력이 낮은 갈고리흰오징어 특성으로 인해 두께는 1mm이하로 매우 얇았지만 조미 후 두께감이 생겼고 관능상 기호도가 좋았다. 가늘게 채썰기 할 경우 식감이 부드러워져 상품 가치가 높아졌다.
어묵은 오징어 특성상 겔(gel) 형성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갈고리흰오징어 역시 단독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제품 가공에 사용되고 있는 냉수성 어종 명태와 대구, 열대 어종인 갈치, 실꼬리돔 조기 등을 활용한 연육과 혼합해 사용해야 어묵 가공제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