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경제혁신은 어업인 수산물 제값받는 것”
수협, “경제혁신은 어업인 수산물 제값받는 것”
  • 이명수
  • 승인 2020.03.25 18:45
  • 호수 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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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경제사업 흑자 전환 … 어업인 실질소득 위한 제도개선 성과
유통 신인프라 구축과 소프트웨어 활용 투트랙 전략 추진
수산식품연구실 신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과 수출 공략
수협 해난사고 구조 최첨병 역할, 어업인 생명보호 최우선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어업인 지원동력 확보, 수협 청사진 제시

임준택 수협회장에 듣는다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수협호의 뚜렷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냈다. 수협 경제사업과 수산물 유통혁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임 회장은 경제사업 흑자 전환과 어업인 소득세 면제 규모 확대 등 가시적 성과를 가져왔다. 

경제사업 혁신에 역점을 둔데 힘입어 지난해 당기순이익 25억원(세전) 흑자를 달성했다. 

농업과의 세제불균형 시정, 회원조합 부담 경감 등 어업인들에게 실질적 소득증대를 도모할 수 있도록 수산현안을 잇따라 해소했다.  

수산세제 개선과 관련 어업인들이 받을 수 있는 소득세 면제 혜택을 8000만원까지 확대시켰다.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방식을 목표기금제로 전환하는 제도개선을 이끌어내면서 전국 수협조합들이 매년 200억원 가까운 순이익 증가 효과를 얻도록 했다. 특히 경제사업 부문의 성과는 강단있는 임 회장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3년 넘게 끌어왔던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불법점유 문제를 마무리 함으로써 어업인과 시민의 시장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 경제사업 등 사업 혁신을 위한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산식품연구실과 경영전략실 신설, 노량진수산시장 직출하전담팀 구성 등이 대표적이다. 

임 회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수산물 유통현장을 혁신하기 위해 신규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과 기존 도매거래 체계를 개선하는 투트랙 전략도 내놨다. 이는 어업인이 목숨을 담보로 어획한 수산물이 제 값받게 하는게 수협의 역할이며 가격결정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경매 위주로 도매시장 시스템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임 회장은 어업인의 생명보호에 수협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사고예방과 안전대책을 수립해 인명 제로화프로젝트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임 회장은 어업인 지원에 방점을 찍고 수협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2028년까지 예정된 공적자금 상환 일정을 앞당겨 보겠다는 의지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어업인을 위해 쓸 수 있는 사업구조로 조속히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수협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임준택 수협회장으로부터 듣는다. 

◆수산물 유통 문제는

“어업인도 소비자도 모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현재 수산물 유통의 현실이며 양측의 인내심도 임계치에 이른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통구조가 비효율적이고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며 실제로 주요 수산물 최종판매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는(2017년 기준 평균 51.8%) 상황이다. 이는 수산물 유통이 매우 복잡한 중간과정을 거친다는 뜻이며 유통 경로에서 이뤄지는 가격 결정 과정 또한 복잡해지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 

◆수산물 유통혁신 추진 계획은

“유통기반 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하드웨어 강화와 동시에 기존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해서 수산물 유통의 난맥상을 풀어가고자 한다. 혁신의 방향은 중간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배제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탄력성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에 있다. 그래야만이 어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의심없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 제시될 수 있고 그와 같은 신뢰가 전제돼야 수산물 소비도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다. 

수산물 유통에는 기반 시설이 중요한데 전국 200여개 수협 위판장은 어획물이 최초로 거래되는 핵심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수십년 전에 지어져 열악한 형편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거점형 청정위판장(H-FAM)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대도시 권역에는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건립해서 FPC 및 H-FAM 등에서 바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완성함으로써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하고 더욱 신선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인프라 확보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나 어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당장 가능한 혁신 방안들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매시장의 핵심 기능인 수집과 분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시장이 돼야 유통상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고비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매가 확대되고 정가수의매매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시장 운영방식을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도매시장을 실질 경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경매를 통해야 투명하게 시세가 결정될 수 있고 이것이 수산물 유통을 향한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다.” 

 

◆노량진수산시장 고강도 쇄신과 혁신 방안은

“노량진수산시장은 최대소비처인 수도권에서 수산물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도매시장이기 때문에 유통혁신을 주도하고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역할을 해야한다. 

이에 경매라는 핵심 기능을 극대화해서 수집과 분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시장을 만들고자 한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 거래방식이 경매와 정가수의매매가 절반 가량 씩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경매 위주로 바꿔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노량진수산시장에 10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직출하 전담팀을 만들었다. 

경매 방식이 확산된다면 유통비용이 절감돼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 어업인들 사이에서 노량진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게 되면 산지로부터 중간유통단계 없이 바로 소비지 시장인 노량진으로 물량들이 넘어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통 단계가 대폭 줄어들어 비용, 시간 상 큰 편익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유통업자가 아니라 어업인과 소비자가 나눠가지게 되는 몫이다. 

경매를 통해서 시장의 흐름이 반영되는 투명한 수산물 거래시장을 만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 신선한 수산물을 더 저렴하게 구입하면서도 생산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경제사업 혁신 추진 방안은

“일반 소비자인 국민과 수산물 생산자인 어업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 수협 경제사업의 본질이다. 중간에서 발생하는 과도하고 불합리한 비용을 축소해서 그 혜택을 어업인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조직으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에서 기다려서 수산물 거래를 중개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수산물 가공과 수출 등을 중점 육성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수산물 소비수요 확대를 꾀할 생각이다. 수산물 가공 연구와 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해 16명의 전담인원을 배치했으며 유능한 전문 인력을 추가적으로 영입해서 수산상품개발 역량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수산식품연구실은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동시에 해외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상품 개발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수산물 판매가격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된다하더라도 언제든지 막힘없이 분산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출, 가공 등 새로운 유통 경로를 발굴하고 식재료 가공산업과 의생명공학분야 재료산업 등으로 수산물 수요를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다. 

수협은 앞으로 단순하게 원물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출, 가공수요를 확대해 생산물량을 흡수할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 

◆해외시장 진출은 

“현재 우리 수산물은 원물 그대로 수출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이뤄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수협은 수산식품연구실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7개국에 운영 중인 무역지원센터와 연계해서 국가별 바이어 맞춤형 상품개발, 보양식용 수산가공품 발굴 등의 수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베트남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김스낵 ‘미스터 잘생김’을 아마존재팬·Qoo10재팬·와우마 등 일본 3대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를 시작하고 아세안 국가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국가인 중국에서는 수출업무를 전담할 현지 자회사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거점으로 해서 우리 수산물 수출규모를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단순히 우리 것을 내다 팔 것이 아니라 선진 해외 양식장에 투자하고 협력하고 또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면서 신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 수출 수산물 물량 확대와 함께 신규 수산자원 확보라는 목표를 두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연근해어업 자원 고갈 문제는 

“지난해 또다시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90만톤대로 주저 앉으면서 최근 3개년 평균 어획량이 100만톤을 넘기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바다환경 파괴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과 북한수역 싹쓸이 조업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어자원 감소세가 심각하기 때문에 어획량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근해 어자원이 고갈되면 어업이 바로 타격을 입게 되고 전후방 수산산업 전반에 걸친 연쇄적 위기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처럼 연근해 어업생산기반은 약화되고 수입수산물 소비는 급증하는 등 수산업이 매우 좋지 않은 흐름에 올라타 있는 상태이다. 수입 수산물에 의한 국산 수산물 가격 교란이 심각한데다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까지 겹치면 수산산업 전반이 침체될 것으로 우려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가지고 있는 자원복원능력을 극대화시키고 휴어제 확대와 어선 감척 등 어획강도를 저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협은 주도적으로 자율적 휴어제를 실시하고 해외어장 개척과 양식어업 전환 가속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선망 등 업종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휴어제를 실시하며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해외어장으로 어선세력을 분산시키는 방법과 양식어업을 육성하는 노력을 병행하면 연근해자원회복에 있어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올해부터 수협중앙회에 양식어업지원단을 신설, 양식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췄으며 본격적으로 지원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어선사고 예방과 어업인 안전 대책은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87명이 조업 중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상황인데 교통사고 사망률과 비교하면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조업활동 중인 어선원은 외국인 선원을 포함해서 연간 3만5000명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가운데 연평균 87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이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1만명 당 한명이 채 되지 않는 0.8명 정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조업중 사망실종은 25명 가량이나 되는 셈이다. 

어선사고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 예방도 중요하지만 불가피한 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조로 생존율을 높이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수협은 어선사고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인명피해 제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수협은 전국 19개 지역별 조업안전국을 통해 사고 발생 즉시 대응에 나섬으로써 조난 인근해역 어선들과 공조해 신속하게 구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수협은 어선조업안전본부를 통해 어선과 상시교신 하며 어업인에게 필요한 각종 조업 정보를 제공하고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교신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가장 가까운 위치의 어선이 즉시 구조에 착수해서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임기 중 지속 추진할 최우선 과제는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고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협은 제반 사업을 통해 거두는 수익을 어업인과 어촌, 수산업 지원 목적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어업인들의 협동자조조직이다. 

지난 2016년 단행된 사업구조개편을 토대로 수협은 급격히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중앙회와 은행에서 연간 세전이익 3000억원 가량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하지만 과거 외환위기 당시 수혈됐던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수익을 어촌과 수산업에 사용할 수 없다. 

공적자금을 빨리 갚아야만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감면 등 세제 개선 등을 통해 조기 상환을 추진하고자 한다. 현재 수협은 당초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공적자금을 상환해나가고 있지만 더욱 서둘러서 예금보험공사와 약정된 2028년 상환완료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난 후 수협은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어업인에게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되고 이는 수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도 힘을 쏟아서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소득적인 측면에서 향상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산업이 중흥하기 위해서는 불의의 사고에 따른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통해 안심하고 조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업인 권익신장과 생명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맡은 바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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