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해상풍력 68.3%가 전남, 어장 ‘초토화’ 우려
수협, 해상풍력 68.3%가 전남, 어장 ‘초토화’ 우려
  • 이명수
  • 승인 2020.03.04 19:36
  • 호수 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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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행금지, 조업구역 축소 어업인 생계 직접적 위협
전남도 밀어붙이기식 사업 “안될 말” 어업인 집단 반발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전국 60곳에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을 운영하거나 추진 중에 있다. 2019년 12월말 기준 6곳은 132.5MW 규모로 이미 운영되고 있고 54곳이 사업 추진 중에 있다. 

해상풍력은 인허가 절차 상 문제 뿐만아니라 어업인 참여 배제, 어장폐쇄 및 해양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전체 해상풍력 목표의 90% 이상이 전남지역에 집중돼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 수산물 생산 1위인 전남해역은 해상풍력 탓에 어장이 초토화될 위기에 놓여있다. 전남지역 해상풍력발전 실태를 4회에 걸쳐 긴급진단한다.

빨간색 표시지역은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는 곳으로 사실상 이 해역의 어장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빨간색 표시지역은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는 곳으로 사실상 이 해역의 어장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전남해역, 해상풍력발전 단지화?

전남도 내 수협 조합장들은 지난달 25일 긴급 간담회를 갖고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집중 성토했다. 조합장들은 이날 전남해양공간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전라남도의 일방적인 해상풍력사업 추진에 반발하면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조합장들은 “전국 수산물 생산 1위인 전남 수산업의 가치를 전남도가 스스로 외면하고 오로지 해상풍력 유치에만 골몰하고 있다”면서 “전남도의 계획대로 해상풍력사업이 진행된다면 어업활동이 활발한 해역 대부분이 해상풍력발전기로 뒤덮일 수밖에 없는 만큼 전남도의 일방적인 행정에 수산인들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보급 목표를 12GW로 세워놓고 있다. 

이 가운데 전남도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이 8.2GW로 계획돼 있다. 전체 목표의 68.3%에 이른다. 이미 운영 중이거나 본격화된 전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포함하면 93.3%에 달한다. 국내 전체 해상풍력발전 사업허가 21건 중 15건으로 가장 많다. 사업추진을 위한 풍황(바람 상황)계측기 설치 지역도 약 80개소로 알려졌다.  

유독 전남지역에서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전남도의 강력한 추진 의지 때문이다. 

전남도는 수산물 생산과 전국 최고의 수준의 수산세력을 실상을 외면한 채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는 청정 전남 블루이코노미 기치 아래 블루에너지, 블루투어, 블루바이오, 블루트랜스포트(미래형 운송기기산업), 블루농수산, 블루시티 등 6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 8.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을 명시해놓고 있다. 대통령까지 초청해 선포식을 가졌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정무수석과 총리 면담 때도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을 건의했다. 

전남도는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협약식 체결 등 여론조성에도 혈안이 돼 있다. 

◆해상풍력발전, 어장상실 예고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전남도의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에 어업인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생존권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생계의 터전인 어장 상실이 가장 큰 문제다. 어업인들은 수십, 수백년을 텃밭처럼 가꾸고 살아온 어장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에 있다.      

무엇보다 해상풍력발전 단지는 어업활동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해 조업구역 축소와 직결된다. 서남해해상풍력 실증단지의 경우 2038년까지 발전단지반경 500m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여의도(2.9 ㎢) 약 5배 면적이 조업제한(14㎢)을 받게 된다. 그만큼 어업활동보호구역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특히 전남해역의 해상풍력발전 예정지와 어업활동이 활발한 해역과는 80% 이상이 겹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업추진을 위해 80여곳에 설치된 풍황계측기로 인한 어장피해도 이미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발전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어장으로써의 가치를 상실하게 돼 어장이 초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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