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하고 부드러운 맛 삼치
푸짐하고 부드러운 맛 삼치
  • 김상수
  • 승인 2010.12.01 21:24
  • 호수 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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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DHA 등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 많아

▲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삼치회

▲ 따뜻한 밥위에 삼치구이 한점
화덕, 불길 잘 잡힌 십구공탄 위에는 석쇠가 올려져 있고, 그 석쇠에는 몸 안에 거두었던 기름을 내뿜으며 자글자글 소리에 고소한 냄새까지 내는 몇 마리의 생선. 삼치와 고등어 등 생선 굽는 냄새는 그 집 식구들뿐만이 아니라, 담 너머 이웃 사람들의 입맛까지 돋워 놓기 예사였다.

요즘은 생선 굽는 일부터 전자 렌지가 도맡는 게 보통인데, 통영 생선구이 전문점 주방장은 삼치 등 제철 생선은 연탄불에 구워야 제 맛이 난다 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서울사람들 꿈도 꾸지 못할 진짜배기 삼치 맛은 회다.

통영 욕지도를 비롯해 전남 거문도와 고흥, 제주 추자도에 이르기까지 삼치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1월이면 갯마을 사람들의 입맛을 돋워주는 바다 먹을거리가 바로 삼치회. 삼치는 살이 무르니 회칼을 많이 잡아본 이가 저며 썰어내야 한다던가. 이렇게 저며 썰어내야 입안에 들면 말 그대로 살살 녹는다.

어업인들이 삼치를 잡자마자 얼음물에 냉장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거문도 등 섬마을 사람들은 ‘일 배, 이 꼬리'라며 삼치회의 맛있는 부위에 순서를 매기는데, 특이한 것은 등살은 별로 라는 것. 더불어 삼치는 다른 생선회처럼 겨자간장에 찍어 먹거나 초고추장에 먹는 회가 아니다.

묵은 조선간장이 있으면, 여기에 참기름과 고춧가루, 참깨를 넣은 양념장에 먹어야 제 맛이 나나 조선간장이 만만치 않으면 조미간장에 참기름·고춧가루·참깨를 듬뿍 넣어 먹어도 좋고, 묵은 김치가 있으면 그 이파리에 싸 먹어도 맛이 썩 좋단다.

삼치는 덩치에는 어울리지 않게, 농어목 고등어과에 드는 생선. 지방 함량이 높은 대신 EPA·DHA 등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어 몸에 이롭고, 그 기름기 덕에 회가 제 맛을 내는 것이다.

더욱이 삼치 살에 많이 들어있는 DHA는 치매·고혈압·심장마비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고, 항암 능력까지 갖추었다니 회든 구이든 조림이든 많이 먹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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