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대게 가공품 어가소득 안정화 길 열어
붉은대게 가공품 어가소득 안정화 길 열어
  • 배석환
  • 승인 2019.12.31 21:25
  • 호수 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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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은 경북붉은대게협회장 해양수산 신지식인 대상 수상
붉은대게 고급이미지 인식전환 필요…수협 홍보 지원 요망

 

“불확실성이 많은 수산업에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2차 가공품 시장 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된 권태은 경북붉은대게통발협회장이 수산업에 있어 2차 가공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권태은 회장은 수산업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할아버지때부터 3대째 붉은대게잡이를 이어오고 있는 동시에 호주 영주권을 가지고 호주에서 대학을 나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수산업분야가 아닌 방산업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 뒤를 이어 10여 년 전부터 붉은대게통발잡이에 나섰고 지금은 수산물 가공업체인 대후기업 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권 회장은 “처음 붉은대게 시장에 발을 디뎠을 때 붉은대게 1차 가공시장은 경북과 강원도가 양분하고 있었다. 강원도는 미국과 유럽에 주로 수출하고 있고 경북지역은 대부분 일본에 수출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의존도가 너무 높아 국내시장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했다”며 2차 가공 제품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렇게 시작된 도전은 2010년 이마트에 납품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업체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물론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해수부 지원을 받아 시작한 쌀국수제품의 경우 붉은대게를 활용한 비빔쌀국수를 생산부터 유통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또한 붉은대게 어획량이 줄어들자 산지 가격이 폭등했고 업체와 계약한 단가에 맞추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부터 대기업에 2차 가공품을 납품하는 전략으로 우회했다. 이를 위해 각종 식품박람회 참여를 협회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2017 광주국제식품 박람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식품산업대전에 참가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별다른 성과 없이 보여주기식 참여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시각이 바뀌게 된 것은 ‘붉은대게딱지장’의 성공 덕분이다. 이 제품은 붉은대게 1차 가공 후 버려지는 부산물에 대한 활용방안을 생각하던 중 개발된 제품으로 2017년 GS편의점에 독점판매 하기 시작했고 여전히 찾는 이들이 많은 히트상품이다.  
 
2차 가공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해결돼야 할 과제 역시 존재한다. 그중 가장 큰 애로사항이 가공공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는 것. 붉은대게의 경우 7월부터 8월까지 금어기가 45일 정도 되는데 이 기간에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 붉은대게 수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어종을 가공하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어종에 맞춰 다시 셋팅 하는데 일주일 이상 소요되고 기술을 습득하는데 또다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권 회장은 “붉은대게 금어기 동안 수협에서 가공공장을 이용해 공장 운영이 중단되는 기간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더불어 수협에 붉은대게 홍보지원도 부탁 했다. 붉은대게통발협회가 홍게에서 붉은대게로 명칭을 바꾸는데 노력하는 이유는 홍게가 가지고 있는 저렴한 수산물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붉은대게는 고급수산물임에도 대게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붉은대게딱지장을 비롯해 김과 스낵에도 붉은대게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2차 가공시장에 대한 도전을 통해 어가소득 증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 신지식인(이하 신지식인)’은 창의적 발상, 신기술 도입, 업무방식의 혁신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해양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해양수산인으로, 1999년부터 올해까지 총 228명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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