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위기의 수산업 타개, 어업인이 나섰다
수협, 위기의 수산업 타개, 어업인이 나섰다
  • 조현미
  • 승인 2019.11.27 18:12
  • 호수 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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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서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원회 정책토론회
전국 500여명 어업인 집결…조업환경 개선 위한 다양한 정책 요구

끊이질 않는 중국어선 불법조업과 장기 표류하고 있는 한일어업협상 등 수산업 위기에 몰려있는 어업인들이 이를 타파하기 직접 나섰다. 

어업인 500여명은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통해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추진위원회는 총괄위원장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을 추대했다. 수석위원장 및 추진위원장에 일선수협 조합장과 어업인단체 대표 등 총 23명으로 구성했다.

추진위원회는 이날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과 한일어업협정 조기 체결을 비롯 행정처분 규칙 개정 중단, 동해해역 특별해상재난지역 선포 등 수산현안 해소와 어업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메시지를 정부에 전달했다. 

또 국회 강석호·김성찬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중국어선 불법조업 및 한일어업협상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입어와 불법조업에 대한 법적 대응의 필요성과 울릉도에서 본 중국어선 피해현황과 대응방안, 한·일 신(新)어업질서 운용실태와 전망 등의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을 펼쳐 수산업 위기타개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다음은 현장에서 만난 어업인들의 목소리다.

△김형수 울릉군수협 조합장
동해안 주어종인 오징어는 남해에서 산란한 뒤 난류성 해류를 타고 러시아까지 이동했다가 바닷물이 차가워지면 다시 동해안을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회유성 어종이다. 오징어 어군은 보통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형성돼 울릉도와 동해안 어업인들의 생계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4년부터 북·중 공동어로협약 체결 이후 1700여척의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을 드나들며 오징어를 싹쓸이 해가고 있다. 특히 중국어선은 채낚기 어법으로 오징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쌍끌이 그물로 오징어 이동 경로를 막고 오징어를 잡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오징어 어업이 90%를 차지하는 울릉도 어업인들의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울릉도의 오징어 어획량은 2010년 2898톤에서 2018년 750톤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오징어 위판 가격은 ㎏당 2010년 3395원에서 같은 기간 9882원으로 세배가량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김윤배 KIOST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기상이 좋지 않을 때 울릉도로 피항하는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연안바다에 폐어구와 생활쓰레기, 폐유 등을 마구잡이로 버려 해양오염을 유발하고 있다고 한다. 

선박 정박 시 닻에 걸려 해저케이블, 해양심층수관 해양시설물의 3차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울릉도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지경이다. 어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과 입법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임정훈 코리아 대형기선저인망 쌍끌이선주협회장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중국 배와 부딪히는 일도 다반사다. 우리는 자국 법에 의해 정해진 구역에서만 어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중국 배들은 우리 어업 구역까지 내려와 조업을 하고 충돌도 잦은 상황이다. 

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안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수치로 드러나는 어획량 감소 뿐만 아니라 우리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말을 조금 보태 잡히는 고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현장에서는 배를 그만 타야겠다고 말하는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국회까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어업인들의 하소연에 더욱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배옥식 포항 북구 여성어업인
오징어 10상자만 잡으면 하루벌이는 된다. 그런데 요즘은 조업을 안 나가는 배가 너무도 많다. 얘기 들은 것으로 올해 들어 2~3척 나갔다고 했다. 나가도 20마리 들이 한상자를 겨우 잡을까 말까라고 한다. 기름 값이며 인건비, 어구 수선비용까지 오히려 마이너스다. 그래서 안 나간다. 

남편과 조업을 한지 30년이 넘었다. 10년 전부터 물고기 잡히는 양이 줄고 있다고 느껴왔지만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질 줄은 몰랐다. 

특히 오징어는 4~5년 전부터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고 올해는 아직 한 번도 오징어를 잡지 못했다. 다른 물고기도 잘 안 잡혀 앞이 안보인다.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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