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 조현미
  • 승인 2019.11.20 18:50
  • 호수 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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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영국과 중국의 공존: 광동어를 통해 홍콩의 문화를 읽다

◼ 저자: 조은정 (조용식 전 수협중앙회 상호금융부장 장녀)
◼ 출판사: 푸른길

 

광동어를 알아야 홍콩을 안다 
홍콩은 100년 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이로 인해 홍콩은 동양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서양의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한 동시에 중국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렇듯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홍콩이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홍콩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쇼핑이나 야경, 맛집 탐방이 전부다. 

찬란한 문화유산의 도시 홍콩의 모습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홍콩은 표준중국어가 아닌 광동어를 사용한다. 표준중국어와는 쓰는 한자, 읽는 방법부터 다른 광동어로 인해 일반 대중은 광동어 기반의 홍콩 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언어가 문화의 형성과 발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만큼, 홍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광동어를 아는 게 필수다. 이 책이 홍콩의 고유명사를 광동어 한자와 발음과 함께 표기해 놓은 이유다.

책은 모두 13개 챕터로 역사, 언어, 음식, 교통, 사원, 명절, 시장, 박물관, 역사건축물 등 홍콩의 문화와 홍콩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오랜 시간 광동어를 연구한 저자의 설명과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찍은 1100여장의 사진들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진짜 홍콩의 모습을 최대한 상세하고 쉽게 전달한다. 

기존의 어떤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홍콩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광동어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그동안 광동어 메뉴판의 한자를 봐도 어떻게 읽는지 알 수 없어 답답했던 이부터 홍콩 현지의 문화를 제대로 체험해 보고 싶은 이에게 맞춤한 책이다. 

>> 책속으로
홍콩 가구의 65% 이상이 2.1평에서 4평 정도 되는 매우 작고 낡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만약 4인 가구가 4평짜리 집에서 살고 있다면 1인당 거주 공간은 1평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아파트들은 공간이 너무 좁은 데다 베란다도 없기 때문에 집 안에 빨래를 널 수 없다. 그래서 창문 밖에 기다란 대나무를 설치한 다음 그 위에 빨래를 널어놓는다. 홍콩에서는 낡은 아파트 밖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빨래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좁은 주거 공간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59쪽 

홍콩에서는 세뱃돈을 주는 범위가 비교적 넓다. 친척뿐 아니라 이웃집 어린아이, 회사 동료, 아파트나 건물의 경비 아저씨, 미화원 아주머니, 자주 가는 식당의 종업원에게도 세뱃돈을 준다. 세뱃돈의 금액은 크지 않아서 보통 20홍콩달러(우리돈 약 3000원)를 주는데 부담 없는 금액으로 평소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 준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행복과 축복을 전할 수 있다. -253쪽 

홍콩에서는 건축업이나 인테리어업체 혹은 일반 사무실에서 ‘쌈띰쌈(三點三)’이라고 부르는 애프터눈티 시간이 있는데 쌈띰쌈은 오후 3시 15분을 가리킨다. 여기서 ‘쌈띰(三點)’은 3시이고 그 뒤의 숫자 ‘쌈(三)’은 15분을 나타낸다. 아날로그시계에서 분침이 숫자 3을 가리키면 15분을 뜻한다. 따라서 ‘쌈띰쌈(三點三)’은 3시 15분이 되는 것이다. 애프터눈티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반드시 날마다 무언가를 마시거나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휴식 시간을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293쪽

<자료제공-인터넷 교보문고·YES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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