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 낚시에 어업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 유어 낚시 증가 순수어업인 이탈과 직결(上)
유어 낚시에 어업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 유어 낚시 증가 순수어업인 이탈과 직결(上)
  • 이명수
  • 승인 2019.11.06 18:42
  • 호수 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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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사진작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로컬 콘텐츠 큐레이터 에디터

 

성어기에는 100여척의 낚시어선이 몰려드는데 주꾸미 낚시로 한 사람이 수십 킬로그램에 이르는 조과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어업인의 말이 있었다. 
낚시 어선업은 ‘어선법’과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른 선박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이 금어기에 조업을 하지 못하는 대신 생계유지를 위해 겸하는 영업이다. 현지 어업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별다른 규제 없이 낚시 어선업이 운영되는 건 문제가 있다. 
최근 조업을 포기하고 낚시선업으로 전향하는 어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수산업 종사자 이탈 문제와 직결된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진흥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장비나 시설이 아니라 어업인, 곧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 섬 여행, 낚시 관련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로 바다체험이나 ‘유어 낚시’(어업 목적의 낚시와 다른 취미, 레저 성격의 낚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로 취미,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또한 바다체험이나 수상레저 활동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양 관련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오랫동안 바다와 섬이 육지로부터 소외되다가 대중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해마다 유선, 낚시어선의 도서 해안 출입이 잦아지면서 어획량이 감소하거나 양식시설 피해, 낚시도구 투기 사례가 발생하여 현지 어업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안군의 증도,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에 지정되었던 ‘다도해 생물권 보전지역’이 갯벌의 우수성, 동·식물의 다양성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관내 14개 읍·면 전지역으로 전면 확대되었다. 

필자가 사는 압해도는 진펄, 모래펄, 혼합 펄 등 다양한 개펄이 형성되어 있어서 많은 바다생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가졌다. 그래서 대부분의 갯벌이 1종 어장지로 지정되어 맨손어업이나 어장어업, 양식업 등 폭 넓은 어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철새와 멸종 위기종 조류들이 이동하는 중간에 섬 해안에 머무르며 먹이활동을 하는 경유지 역할을 해내면서 사시사철 살아 숨 쉬는 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압해도는 낙지나 주꾸미, 도다리, 숭어, 돔, 붕장어, 게, 광어, 대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여 뭍 가까이에서는 맨손어업이, 연·근해에서는 어선 어업이 발달했다. 

그 실례로 지난 2018년 무안·신안지역의 ‘맨손낙지잡이’가 국가중요어업유산 6호로 지정되었다. 현지 어민들이 부르는 ‘무지개등’이라는 수역은 두꺼운 모래층이 형성되어 있어 바지락과 같은 어패류가 많이 서식한다. 이에 따라 어류가 먹이활동을 하거나 산란을 위해 찾아 서남해안 일대에서 이른바 ‘황금어장’으로 손꼽힌다. 더불어 조수간만의 차와 갯벌과 같은 환경 여건을 갖추어 지주식 김 양식이 발달했다. 

김 양식장은 마을 어장이나 개인 면허지로 설정되어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주말에 낚시어선의 출입이 잦아졌다. 취재차 방문한 10월 초에도 양식장 안팎에 선박이 정박해 있었는데 이 가운데 소형선박도 있었다. 

봄에는 도다리가, 가을에는 주꾸미가 나던 ‘무지개등’에 낚시어선이 왕래하면서 어업인들의 어획량이 급감했다. 

지구 온난화 현상에 따른 수온 상승처럼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쳐서 어류가 서식처를 옮기는 부분도 있지만 유어 낚시가 활발해지면서 어획량이 감소하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성어기에는 100여척의 낚시어선이 몰려드는데 주꾸미 낚시로 한 사람이 수십 킬로그램에 이르는 조과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어업인의 말이 있었다. 김을 양식하는 기간 외에 어업인들은 어장 어업과 낙지, 주꾸미 연승 어업을 겸하는데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들어 걱정이 크다. 

압해도를 비롯한 인근 섬에 사는 어업인은 압해도 송공항에 소재하는 신안군수협 송공사업소 위판장에 위판하는데 ‘신안군수협 연간 경제사업 현황’에 따르면 활어와 선어, 낙지, 주꾸미 등 위판액이 580여억원에서 2018년 610여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19년 6월 기준 130여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연말까지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낚시 어선은 승객들을 승선시켜서 가까운 연안 해역에서 바다낚시를 할 수 있게 운항하는 배를 말한다. 

낚시 어선업은 ‘어선법’과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른 선박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이 금어기에 조업을 하지 못하는 대신 생계유지를 위해 겸하는 영업이다. 현지 바다의 지리에 밝아 승객들의 선호도가 낚시 유선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지 어업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별다른 규제 없이 낚시 어선업이 운영되는 건 문제가 있다. 

낚시선업은 어한기에 생계유지가 어려운 어업인을 위한 대안이지만 결코 부업이 전업일 수 없다. 조업 환경이나 여건이 예전에 비해 다소 열악해진 탓에 제재만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최근 조업을 포기하고 낚시선업으로 전향하는 어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수산업 종사자 이탈 문제와 직결된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진흥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장비나 시설이 아니라 어업인, 곧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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