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문화마당 책소개
수협문화마당 책소개
  • 조현미
  • 승인 2019.10.30 18:34
  • 호수 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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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 저자: 황선도 
◼ 출판사: 동아시아

“생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해양생물 이야기"

 

물고기 박사 황선도의 현대판 자산어보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황선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20년 이상을 우리나라 해양생물 연구에만 매진한 그가 경향신문 《전문가의 세계》에 연재한 ‘漁! 뼈대 있는 가문, 뼈대 없는 가문’ 원고와, 계약이 끝나 표류하던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원고를 재구성해 엮어낸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자산어보》에 기록된 조선시대의 식문화와 물고기들의 생태에서부터 최신의 연구 성과에 이르기까지, 생태학적 정보에서부터 해양생물에 얽힌 각종 재미난 이야기까지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에 해양생물들의 존재가 깊이 뿌리박혀 있음을 그리고 앞으로도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서 그들의 삶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책속으로
바다와 물고기에 관련해서 어떠한 문제가 일어난다면, 그 원인과 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물과 바다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다의 문제는 오히려 바닷가, 육지에서 비롯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해양생물들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그들은 오랜 기간,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잘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나아가 생태계 전체가 위태로워진다면 그건 육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4쪽

이렇게 동물들은 생긴 대로 산다. 아니 사실은 사는 대로 생겨진 것이 진화의 결과일 것이다. 만물이 그러하니 사람 역시 외모를 바꾸어 삶을 바꾸려는 노력보다 내면의 인상과 자세를 바르게 하여 얼굴과 몸매를 가꾸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17쪽

정약전 선생은 참홍어를 음란함의 상징으로 보았다. 홍도 아낙들의 노랫가락에 “나온다/ 나온다/ 홍애가 나온다/ 암놈 수놈이/ 불붙어 나온다”라는 구절이 있음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유교에 심취했을 그 당시에 정약전 선생이 참홍어가 삼강오륜을 지키는 일부일처주의자임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묘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99쪽

지나치게 잡는 남획도 자연산 뱀장어 감소의 원인이겠으나, 서식처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 큰 원인이다. 하구마다 둑이 건설되어 실뱀장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길이 막히니 자연산 뱀장어 양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바다로 나가 산란해야 하는 친어(어미 뱀장어)도 강내림을 못하는 탓에 산란 양이 줄어버리니, 이듬해 하구로 돌아오는 실뱀장어 양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67쪽

나중에 보면 이런 따개비는 위로만 길쭉하게 자라난 비정상적인 형태를 갖게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위로 뻗으면 갯바위에 붙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아져 거친 파도에 자신을 지탱하지 못하고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한마디 보태고 싶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 보면 당장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설지 몰라도 궁극에는 다 함께 공멸하게 된다. -264~265쪽

<자료제공-인터넷 교보문고·YES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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