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추천 도서 '따로 쓰게 된 방'
수협 추천 도서 '따로 쓰게 된 방'
  • 조현미
  • 승인 2019.10.02 19:40
  • 호수 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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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노년 문제를 재조명하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노년 문제를 재조명하다

 

◼ 저자: 강남주       ◼ 출판사: 두두

>> 저자 소개
경남 하동 출생. 부산수산대(現 부경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수산대 교수, 부경대 총장을 거쳐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 등재 한국 측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문학’ 추천이 완료되어 시인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문예연구’ 신인 소설상에 당선되었다. 저서로는 『가고 싶은 수렵시대』 등 시집 9권과 평론집 4권이 있다. 국민훈장 청조장과 부산시 문화상(문학부분) 등을 수상했다.

노령화 사회의 각종 문제 
국립대학교 교수 및 총장, 부산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등 다양한 공직을 수행한 저자는 왕성하게 활동하는 동안에도 문학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틈틈이 10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러다 70대에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소설가라는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이제 80대에 접어 들었지만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신인 소설가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노령화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각종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꾸준히 쓰고자 계획 중이다. “나에게 왜 소설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쓰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또 묻는다면 돌아가는 기계보다 서 있는 기계가 더 빨리 녹슨다고, 그래서 녹슨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쓴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재차 묻는다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대미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 산티아고의 명구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 에필로그 ‘왜 쓰는가’ 中 ‘알레아 Alea’ 는 우연이며 운, 삶의 부침이며 우여곡절이다. 알레아는 삶의 고비마다 문득 나타나 우리를 예기치 않은 세계로 데려가는데 그 세계는 공평하지 않고 자주 막막하다. 두두 소설선 ‘알레아 Alea’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이 우여곡절의 세계를 다시 탐구한다. 새로운 감수성으로 우리 주변과 일상을 다시 느끼고 누구에게 닿을지 전혀 모른 채로 또 하나의 유리병 편지를 띄워 보낸다.

◆책속으로
갑자기 집에 혼자 있는 영감이 걱정스러워졌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감 점심을 어떤 것으로 하지, 늘 하던 걱정이 새삼스러워졌다. 여자는 늙으나 젊으나 아이와 함께 사는 팔자인지도 모른다. 젖먹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집을 나가버리면 이번에는 남편이 늙어서 새로운 아이가 되어버린다. 끼니마다 챙겨 먹여야지, 때로는 이런저런 뒷바라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인이 된 뒤 영감이 가끔씩 밖에라도 나가면 우물가에 노는 아이처럼 불안해질 때도 있다. -71쪽

우리가 이 섬에서 존재 여부를 밝히고자 하는 초분도 그런 면에서 보면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냥 풀 속에 무덤을 쓰는 특이한 이 중장제의 지속성 여부를 알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초상집의 출산연극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달라졌다. 초분장은 단순히 시신을 풀 속에 묻는 행위가 아니었다. 더 넓은 상상세계의 초원으로 망자의 영혼을 보내면서 인생 유전에 따른 재현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133쪽

어두운 것이 좋아서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게 됐다. 그런 목적의 색안경은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그 익명성 뒤에서 음흉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남이 모르니까 무서워하지도 않고 보고도 못 본 척 방관자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나도 그랬다. -230쪽

<자료제공-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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