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김병곤
  • 승인 2019.08.14 17:05
  • 호수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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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ikimgon@suhyup.co.kr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왕관을 쓴 자는 명예와 권력을 가지지만 그에 걸맞은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의미다. 왕관은 목표다. 누군가에게는 자리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이 에게는 명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책임이라는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비판과 비난도 감내해야 한다.
 
얼마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가 선출됐다. 외부인사 추천이라며 수협노조의 이례적인 반대운동 등으로 진통 끝에 취임했다. 조합장들은 찬성 71표에 반대 20표로 78%의 찬성표를 던졌다. 이제 모든 조직원들은 선출과정의 설왕설래를 접고 대표이사에게 조직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새 대표는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이다. 현재 수협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래서 대표는 실무적으로 막강한 권한 못지않게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수협중앙회와 자회사 등 인사권은 물론 중앙회 사업의 예산과 결산을 맡아 살림을 잘 꾸려야 하고 국회와 정부 등을 대상으로 조직 발전을 위한 활발한 어정 활동도 펼쳐야 한다.

그는 취임사에서 “어업인의 아들로 태어난 저는 지금까지 한시도 바다를 떠나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함께 한 삶 속에 녹아든 경험과 지식 그리고 모든 역량을 나눌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과 기쁨은 없다고 생각해 수협중앙회라는 새로운 바다에서 함께 일하고자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협동조합 정체성 실현에 앞장서야 하는 직책에 민간기업 출신에게 길을 열어준 것은 변화를 향한 조직의 기대와 희망이 반영된 것이다며 조직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도, 우수한 종도 아니고 오로지 변화하는 종만이 살아 남는다’는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수협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변화를 촉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어업인 보호라는 협동조합 본질적 목표 위에 경제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제고가 조화롭게 이뤄지는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직급,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소통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정직하고 투명하며 공정하고  원칙이 바로 서고 청렴한 정도경영으로 신뢰와 화합 속에 모든 조직원이 일치단결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을 재삼 다짐했다.
 
새 대표 취임사의 화두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통한 소통과 화합이다. 잘되는 조직의 공통적인 특징은 리더와 구성원들의 관계가 원활하고 좋다는데 있다. 바로 이것이 소통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권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무를 정확하게 인지하면 된다.
 
리더는 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올바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조직원들도 리더에게 조직 내부의 약점과 한계를 솔직히 이야기하고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수협은 다양한 업무가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에는 임기 2년은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기본과 원칙은 어업인에서부터 시작한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새 대표의 빠른 적응을 통해 한국 수협사에 큰 족적을 남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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