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정한 수협인이었습니다”
“당신은 진정한 수협인이었습니다”
  • 이명수
  • 승인 2019.07.24 20:03
  • 호수 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회 사업구조개편, 노량진시장현대화 등 굵직한 현안 도맡아
조직투명성 제고, 권위 탈피, 일과 가정 양립 위해 힘써
변화와 혁신 선두나서 성공적 조직 체질개선 큰 성과 내

38년 수협인생_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 대표이사 

<약력>
△1956년 경남 남해 △부산수산대(부경대)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 석사 △수협중앙회 경제·유통기획부장, 기획부장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상임이사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 

◆수협 요직 두루거치며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경제통 
2016년 2월 전국 조합장들로부터 98%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새사령탑에 오른 공노성 지도경제대표이사. 

그는 취임사에서 “수협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인식하고 튼튼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불합리하고 권위적이며 전근대적인 조직문화를 과감히 개선, 수협을 창의적이고 생산성 높은 선진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협동조합 본연의 가치 즉 사회·경제적 약자인 어업인 조합원의 권익신장을 실현하는 사명감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수협의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조직 대열의 맨 앞줄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킨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이사가 38년 오로지 수협을 사랑하며 쉼없이 달려온 수협생활을 7월말 마감한다.
  
1982년 2월 수협중앙회에 첫발을 내딛은 공노성 지도경제대표이사는 주요 부서장직과 상임이사직를 두루 거치는 정통 수협인이었다.
 
마침내 대표이사 자리에까지 오른 공 대표는 2020년 2월 임기를 앞두고 잔여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달 초 전격적으로 용퇴의 뜻을 밝혔다.
 
직원들에게 사퇴의 뜻을 전하는 글에서 “조직은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변해야 발전할 수 있고 그런 변화의 모티브를 제공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운을 뗀 공 대표는 “잔여 임기에 연연함 없이 사퇴하는 것이 제가 사랑하는 수협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조직 경영개선 주도 
공 대표는 바다마트 점장을 지내고 특판사업부장, 노량진현대화사업단장, 유통사업부장, 경제기획부장 등 경제사업 주요 보직을 두루 지낸 경제통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지도부문과 경제부문이 통합된 2011년부터는 전체 조직 총괄 기획부장을 맡은데 이어 2012년 6월부터 경제상임이사로서 수협중앙회 경제사업을 직접 챙기기에 이른다.

그리고 2016년 2월 총회에서 지도경제대표이사로 선출되면서 3년 6개월 간 수협중앙회 전체 조직 경영을 책임져왔다.

취임 당시 중앙회는 수협은행 바젤Ⅲ 적용 문제에 대응한 사업구조개편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노량진현대화시장 이전 문제 등으로 안팎의 상황은 어수선했다.

특히 사업구조개편은 중앙회 반세기 역사에 없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일로 수협법 개정, 정부 예산 확보, 대대적 조직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 등 철저한 준비와 빈틈없는 실행이 요구되는 과제였다.

극적인 수협법 개정에 이어 계획된 후속 조치들이 차질없이 이행되면서 취임 첫 해 연말 수협은행은 중앙회의 자회사로 성공적으로 분리되고 수협은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막후에서 차분하게 현안들에 대응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낸 공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강력한 리더십, 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 총력 
경제사업은 해외 무역지원센터를 대거 확대하고 신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활로 찾기에 집중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비지분산물류센터 구축 등 인프라 확충에 힘쓰면서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착실한 준비 기반을 마련했다.
 
또 노량진시장현대화사업에서도 상식을 초월한 강성 불순분자들로 인해 사태 해결이 곤란한 가운데도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지속하며 최근까지 대부분의 상인들을 새 시장으로 입주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 대표는 사퇴의 변에서 “현대화 사업을 초창기 기획안부터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담당해 온 입장에서 마무리 지짓 못하고 떠나게 된 점은 무엇보다 아쉽고 조직에 너무나 죄송할 따름”이라며 깊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처럼 굵직한 현안을 챙겨가는 가운데 공 대표는 조직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며 혁신을 추구했다.

특히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쓰면서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어린 영유아 자녀를 두고 있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직원 친화적인 조직을 만드는데 힘썼다.

또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친 조직이 새로운 환경에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 투명성 제고와 권위의식 탈피,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형성에 힘썼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한 혁신모임인 ‘이노베이션 리더스’를 직접 챙기면서 수시로 만나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가감 없이 청취해 조직운영에 반영토록 하는 등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는 대목이다.

 

◆수산현안 해소 위한 ‘선봉장’ 역할 
공노성 대표는 수산현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이라면 항상 맨 앞줄에 섰다.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훼손 행위에 전사적 대응을 독려하면서 반대 시위의 선봉장이 됐다. 어업인 속으로 좀더 다가가기 위해 어촌 현장체험도 마다하지 않았고 어업인이나 일선수협이 제기한 수산현안 역시 꼼꼼히 챙겨 상생의 동반자 관계를 독독히 유지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다.

신문기고 등 언론을 통한 수산현안 해소를 위한 열정도 뿜어냈다. 환경재앙을 가져올 바다모래채취 문제를 지적하면서 “깨끗하고 풍요로운 바다를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하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의 의무이고 책임이며 정부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골재 수급 계획을 수정하고 바다모래를 완전 제외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와 관련 “노량진수산시장을 어업인과 시민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어업in수산’을 통해서는 “우리는 협동조합의 원칙하에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뭉쳐 단결해야 외부와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어촌, 조합, 중앙회 모두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상하간 원활한 소통으로 강한 조직, 효율적이며 신뢰받는 조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직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설파했다.

공 대표는 사퇴의 변을 통해 “새로운 회장님이 새롭게 수협을 이끌어 가시는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보다 능력있는 후배들을 위해 지금을 용퇴할 시점으로 생각했다”면서 공대표는 38년을 몸담아 왔던 조직과 그 안의 후배들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그 동안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따라주고 응원해 준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공 대표의 퇴임식은 오는 31일 열린다. 

>>대표이사 사퇴의 변

정든 조직을 떠나면서… 

저는 이번 7월말로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기로 하였음을 밝혀 드립니다.

조직은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변해야 발전할 수 있고 그런 변화의 모티브를 제공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남은 임기 약 8개월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하는 것이 제가 사랑하는 수협조직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새로운 회장님이 새롭게 수협을 이끌어 가시는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보다 능력있는  후배들을 위해 지금을 용퇴할 시점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달 말로 시기를 정한 이유는 새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고 선출전의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한 것입니다.
 
37년 반의 수협생활은 그때 그때 여러 어려움도 많았지만 돌이켜 보면 부족한 저에게는 분에 넘치는 영광과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조직의 투명성 제고, 권위의식 탈피,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 정착 등을 과제로 삼고 나름 노력했습니다만 평가는 직원들을 비롯한 여러분의 몫으로 돌리겠습니다. 다만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초창기 기획안부터 지금까지 직·간접으로 담당해 온 입장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떠나게 된 점은 무엇보다도 아쉽고 조직에 너무나 죄송할 따름입니다. 불법행위에 기하여 수협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자들은 분명히 퇴거시키고 그 손해도 배상시켜야 합니다. 최근의 명도집행과 일부상인들의 신시장 이주로 해결의 실마리는 풀렸다는 생각입니다만 아직도 몇 안되는 무도한 자들로 인해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아무쪼록 법의 엄정함을 바탕으로 현명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주고 응원해 준 사랑하는 직원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그동안 중앙회 경영을 책임진 본인에게 많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회원조합장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오늘까지 무거운 대표이사직을 대과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해수부 관계자분들, 관련단체, 언론사 기자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합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7월 3일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공노성 드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