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사량도
  • 이명수
  • 승인 2019.07.17 18:08
  • 호수 4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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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철
무인도테마연구소장

 

>> 가장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여정
한려해상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사량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면서도 참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섬으로 가면서도 외질고 먼 곳으로 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으로 나가면서도 육지의 끝에서 더 벗어나고 있으면서도 주변의 육지들 때문인지 그리 외롭지 않다.  통영과 남해 사이 편안한 위치에 보기만해도 안락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사량도는 또 혼자가 아니어서 좋다. 상도와 하도가 형제자매처럼 연결되어 밀어주고 끌어주니 보는 사람도 듬직하다.

주말 사량도로 들어가는 배는 누가 보아도 등산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산악회에서도 꽤 많은 분들이 동행하고 있어 사량도 산행이 주는 매력이 뭔지 슬쩍 여쭈어 보았다. 몇몇 분의 대답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육지와의 접근성이나 탁 트인 바다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절경, 배를 타는 여정 그 자체, 어지간하면 취소되지 않는 배편, 거친 산세와 섬 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새로움’ 정답이 없는 질문을 했지만 사량도를 둘러보고 나서는 많은 분들이 ‘참 정답에 가까운 답을 주셨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곳이었다. 

사량도 상도와 하도 중 상도의 지리산(지리망산)은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한국의 100대 명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섬의 산이다. 바다 한가운데,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한가운데, 사량도에 도착해서도 또 지리산을 가기 위해 섬의 한가운데를 오른다. 한 해 50만명 가까이가 찾고 주말에만 많을 때는 5천명 이상이 산을 오르기 위해 온다니 전국의 섬 중에 또 이렇게 등산객이 많이 오는 섬이 있을까. 섬에 도착하여 이분들을 따라 버스에 몸을 싣고 산으로 오르는 입구로 향했다. 돈지마을 길을 시작으로 예정에도 없던 사량도 지리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은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지리산, 지리망은 참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출렁다리를 지나고 가파른 경사길이 나왔지만 올라가니 끝없는 남해 바다와 삼천포대교가 눈앞에 펼쳐졌다. 조금 긴 코스와 등산의 난이도가 부담된다면 금평마을에서 옥녀봉까지 오르는 2시간 정도의 코스나 하도의 칠현산을 추천한다. 

사량도는 산의 기세가 웅장한 섬이다. 바다에 있으면서도 우거진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은 내가 섬에 와있다는 것을 잠시 잊게 된다. 산과 섬은 참으로 닮은 것이 많지만 이렇게 온전히 마주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여느 섬처럼 음식과 문화, 인심과 역사가 있지만 사실 사량도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봐야 하는 섬이다. 더 늦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사량도 가는 법]
통영 가오치 선착장에서 출발, 사량수협에서 운행하는 사량호와 그랜드페리호가 다닌다. 사량호는 하루 6번 운항. 오전 7시부터 9시,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5시까지 운항한다. 사량도 상도까지는 35분 소요. 하도까지는 45분이 소요된다. 나가는 배는 하도까지 들어왔던 배가 다시 하도에서 승객을 태워서 나가므로 사량도 하도에서 오전 7시 45분, 9시 45분, 11시 45분, 오후 1시 45분, 오후 3시 45분, 마지막배가 오후 5시 45분이다. 다만 마지막 배는 탑승객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 배값은 일반인 기준 6000원, 청소년·단체·경로 및 장애인·도서민은 할인 받을 수 있다. 

그랜드페리호는 여객, 차량 증가시 수시 운항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saryangsuhyup.co.kr/ferry/information.php)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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