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수협장들의 초심(初心) 새기기
신임 수협장들의 초심(初心) 새기기
  • 김병곤
  • 승인 2019.06.19 17:58
  • 호수 4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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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ikimgon@suhyup.co.kr

 

‘불망초심 뢰기사명(不忘初心 牢記使命)’.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뜻이다. 일을 처음 할 때의 마음가짐을 사명으로 삼고 끝내 잃지 않으면 절대 일을 망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선 수협 조합장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 경영 철학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신임조합장들을 대상으로 18일부터 20일까지 교육을 통해 수협의 비전인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의 실현에 나섰다. 지난 3월 동시 선거에서 수협조합장들은 전체 48.4%에 이르는 44명의 조합장이 교체돼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는 평가였다. 물론 전직 조합장들이 7명이 다시 된 것을 감안하면 진짜 신임 조합장들은 37명이다. 수협 조합장의 대거 교체로 수산계의 안팎에서는 일선 수협에 혁신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합장들의 교육은 중앙회에 대한 사전 이해와 수산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수협중앙회 주요 사업과 현안 사항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의 수산정책 방향도 교육 과정에 포함했다.
 
특히 교육 일정을 하루 늘려 최고경영자로서 경영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관련 강사를 초빙해 조합장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도자의 소통의 중요성과 회원조합 최고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청렴·도덕성 덕목 강화를 위한 청렴·윤리교육을 함께 편성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도 특강으로 조합장들과 함께했다.
 
사실 어업인으로 살아온 조합장들에게는 격조 높은 교육시간은 그다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은 신임 조합장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어촌사회는 조합장 선거가 직선으로 치러지면서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치열한 경쟁으로 편 가르기가 계속 되고 있다. 어촌사회 발전의 주체가 돼야 할 수협이 선거로 오히려 어촌사회의 반목과 갈등의 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여기엔 뿌리 깊은 금전 선거가 문제다. 많은 선거에서 돈 선거로 도중 하차하는 조합장들도 허다했다.
 
결국 돈 선거는 조합의 총체적 비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금품을 살포하고 당선된 자들은 본전을 뽑아야 하기에 경영은 뒷전이고 편법을 동원해 개인의 이익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대접을 못 받고 조합은 부실을 불러온다. 결국 협동체의 본래 목적인 협동운동의 상실로 이어진다. 어촌의 지도자들은 고도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덕목으로 살아야 한다. 조합장 스스로가 정치 집단의 지도자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참여와 이용을 바탕으로 조합원의 사회적 경제적 권익실현과 정치적 지위 향상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어촌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난국을 혁파하기 위해서는 조합장들의 절대적 지도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조합장들은 조합원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을 위한 첫 번째 머슴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도자는 외롭고 힘들며 포기하고 싶은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도자의 평가는 역사의 몫이며 고뇌는 지도자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신임 조합장들이 교육을 통해 수협이 어업인과 조합원, 어촌을 위한 조직이라는 것을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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