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문화마당 책소개
수협문화마당 책소개
  • 조현미
  • 승인 2019.06.12 20:03
  • 호수 4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저자: 김정운 ◼ 출판사: 21세기북스

 

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미역창고 이야기 
‘미역창고(美力創考)’는 김정운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로망으로 간직해온 공간으로 여수라는 낯선 곳에서 혼자 좌충우돌하면서 만들어가는 ‘바닷가 작업실’이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내 공간’. 바로 눈앞에서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슈필라움에 대한 그의 ‘공간충동’이 구현된 결과이다. 무소유를 주장하고 실천한 법정 스님조차 ‘깨끗한 빈방’에 대한 공간 충동을 평생 어쩌지 못했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는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공간은 물리적으로 비어 있는 ‘수동적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에 주인으로 머무르는 인간과 상호작용하여 그가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자기 이야기’를 창조하도록 돕는 ‘적극적 공간’을 일컫는다. 그렇게 창조된 이야기는 타인의 무책임한 평가나 애꿎은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관찰하고 성찰한 ‘내 이야기’일 것이다. 즉 공간이 우리의 남은 이야기들을 좌우하므로 남은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운은 자신의 행복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해 ‘비싼 것’이 아니라 ‘좋은 것’, ‘추상적 교환가치’가 아니라 ‘구체적 사용가치’를 찾아 서울에서 일본으로 다시 여수로 인생의 자리를 옮겼다.
 
96%의 공연한 걱정은 제목을 붙여 노트에 적고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여 대처하고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싫은 것? 나쁜 것? 불편한 것’은 하나씩 제거하고 인류의 불안 극복기로 가득한 미술관·박물관이나 삶의 시간을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음악회를 찾아가고 귀한 ‘책’에 침을 발라가며 밑줄을 긋는다. 잘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시간’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리스펙트’를 토대로 ‘나와는 언제나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과 의사소통의 상식적인 순서를 주고받으며 멀리 보고 자주 올려다보면서 구불구불 돌아가며 살아가려 애쓴다. 행복한 인생에 좀 더 실천 가능한 구체적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김정운이 자신만의 슈필라움에서 쓰고 그리면서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일은 ‘책’을 매개체로 하는 ‘자신과의 내적 대화’, 즉 ‘생각’이다.
 
이 책에 담긴 에세이와 그림은 그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 ‘생각’을 토대로 현대인의 삶과 사회에 대해 쓰고 그려간 ‘진짜 이야기’들이다. 이제 당신의 슈필라움에서 당신이 창조하는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료  출처-인터넷 교보문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