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인 기(氣)·지(止)·개(改)운동’
‘수협인 기(氣)·지(止)·개(改)운동’
  • 김병곤
  • 승인 2019.05.08 19:28
  • 호수 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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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ikimgon@suhyup.co.kr

 

선태사해(蟬蛻蛇解). ‘매미가 껍질을 벗고 뱀이 허물을 벗는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매미는 껍질을 벗어야 마침내 성충이 되고 뱀은 허물을 스스로 벗지 않으면 몸체가 성장하면서 그 안에 갇혀 죽고 만다. 고통을 감내하며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자기 안에 갇혀 결국 도태돼 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협이 오랜 동안 조직 속에 녹아있는 조직문화의 낡은 관행과 고정화된 사고를 벗어 던지고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기 운동을 펼치고 나섰다. 

‘수협인 기(氣)·지(止)·개(改)운동’을 통해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 것이다. 작은 변화를 나부터 실천하자는 부제를 달았다. 조직에 활기(氣)를 불어 넣고 하지 말아야(止) 할 것과 바꿔야 (改)하는 것들을 총망라했다. 먼저 인사하기, 서로 비방하지 않기, 소통, 자기계발 등이다. 한마디로 누구나 회사원이라면 당연하게 해야 할 일상의 일들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조직문화 개편에 나섰지만 유야무야 지나치고 말았다. 당시 이를 주창했던 사람들이 실천하는 것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수협인 기(氣)·지(止)·개(改)운동’은 무엇보다 구호에 외치지 말고 조직원 모두가 함께 실행에 옮겨야 성공할 수 있다.
 
이 운동이 계획된 것은 임준택 수협회장의 몸에 밴 실천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취임 때부터 소탈한 행보가 탈권위적인 조직문화 조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조직 내부에 관행처럼 굳어진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조직문화로 탈바꿈시키고 조직 구성원의 의식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
 
요즈음 모든 기업들의 조직문화가 수직적인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소통과 관계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협의 조직문화는 언제부터인가 경직돼 있었다.
 
과거 선배들은 수협은 “실력있는 사람들이 들어와 바보가 돼서 나간다”는 넋두리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스펙 좋은 신입사원들이 공채로 입사한다. 신입들은 잘생겼고 예쁘며 활기차다.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활기찬 신입직원들이 들어오니 회사가 젊어진 것 같고 조직의 미래가 밝아질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신입직원들은 기존 사원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그대로 닮아 버린다는 이야기였다.
  
조직문화라는 것은 그 기업의 철학과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일종의 그릇이자 소통방법이다.
 
그래서 선배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신입직원들은 최고 경영자를 만날 기회가 적다. 이 때문에 선배로서 경영자의 마인드와 철학을 알려줘야 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역할을 통해 조직문화를 어떻게 수평적이고 소통중심으로 개선해 나갈 것인가가 핵심 주제가 돼야 한다. 

하지만 조직도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캠페인을 펼친다 해도 사람이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다. 조직문화 역시 사람에 의해 형성된다. 조직원 스스로가 진정성을 갖고 스스로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만이 조직문화는 개선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지개 운동이 수협의 혁신과 변화의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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