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바다를 좋아할 순 없지 않은가
훼손된 바다를 좋아할 순 없지 않은가
  • 이명수
  • 승인 2019.04.30 18:17
  • 호수 48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수
yh7958@suhyup.co.kr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해양수산 부문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또 해양이 영토 수호와 식량 안보는 물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의 72.4%가 평소 해양수산 분야에 보통 이상의 관심도를 나타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3월 14일부터 3월 21일까지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해양수산 국민인식조사 설문조사 결과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수산물은 국민생선 고등어였다. ‘해양수산’이라는 단어에서 가장 먼저 ‘바다·바닷가’라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 다음으로 ‘수산물·수산자원’, ‘배·선박’을 꼽았다. 최대 관심사는 ‘수산물 요리, 맛 집’이었다. 우리 국민들의 ‘해양영토’, ‘해양생태계와 해양환경’ 등에 대한 관심도도 크게 높아졌다.
 
깨끗한 바다에서 싱싱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접할 수 있기를 크게 기대하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해양환경 생태계 보호’를 꼽았다.

하지만 우리 해양수산의 현주소는 어떤가? 바다는 각종 해양오염과 바다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수산자원은 갈수록 감소하는 등 위기로 치닫고 있다.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훼손 행위로 인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6·2017년 내리 2년 100만톤이 붕괴되는 경험을 했고 미래 잔존할 수산자원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현명한 국민들은 이러한 바다의 위기를 잘알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인식조사에서도 국민 64.4%가 환경보전 차원에서 골재 및 모래채취를 금지 또는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바다환경의 심각성을 바로 제기한 것이다. 지난해 인식조사에서 ‘모래채취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15.7%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7%로 격감, 바다훼손이 더 이상 자행되서는 안된다는 긴박감을 표출했다. 오염되고 훼손된 바다로부터 생산된 수산물을 먹을 수 없고 더러운 바다가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수산물 안전성을 제기한 우리 국민들은 바다환경을 지키는 것 또한 안전성 확보의 출발점으로 인식했다.
 
수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깨끗한 바다를 희망했으며 수산물 안전성 확대 정책 1순위에 ‘해양오염방지’를 올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 우리 수산물에 대한 신뢰는 깊었다. 반면 수산물 원산지 표기 신뢰도가 절반을 넘지 못한 가운데 외국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평가와 부정적 인식이 갈수록 높아졌다.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이 요구됐다.
 
국민들은 이번 조사에서 시급히 연구돼야 할 분야로 수산식품산업을 꼽으면서 진화된 먹거리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안전성이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제됐다.
 
바다와 어촌을 힐링의 공간으로 여기는 우리 국민들은 은퇴 후 인생 2막을 귀어를 통해 어촌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향이 많아졌다. 소득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지역민들이 텃세를 우려하면서도 또다른 인생을 동경하고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의 궁극적 키워드는 환경과 안전이었다. 국민 80%가 해양수산 분야를 국가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지 않으면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바다는 더 이상 없다는 결론이다.
   
해양수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희망사항이 무엇인지를 정부는 다시금 새기면서 국민들이 바다를 계속 사랑할 수 있도록 바다를 살리는데 실기(失期)하지 않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콩가루 2019-05-03 09:48:43
치어까지 싸그리 잡아들이고 폐그물 바다에 버리는 어업인을 좋아할 순 없지 않은가
스스로 자정활동부터... 수협과 대형선망업체들 각성하세요. 소규모어업인, 개인 어업인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자기들 잘못은 뒤로하고 바다훼손이 다른 사람 탓인 것 마냥 써대다니....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