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걸망을 메고
어느 날 걸망을 메고
  • 조현미
  • 승인 2019.04.24 17:49
  • 호수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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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승룡

 

이승룡(사진) 수협중앙회 정책보험부장은 지난해 서울문학 여름호에 ‘안개비’외 2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해 시인으로 등단 후 최근 첫 번째 시집 ‘어느 날 걸망을 메고’를 펴냈다.

이번 발간된 시집은 모두 1부 자화상, 2부 허물을 벗고, 3부 명상길 거닐며, 4부 마지막 여로 등 제 4부로 구성돼 77편의 시가 수록돼 있으며 시편들은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명산명찰(名山名札)을 찾아다니며 거기에서 시 소재를 발견하고 느낀 그대로를 시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이 부장은 2014년 기행수필 ‘인생의 전환점에 서다’를 발간했었다.

어느 날 걸망을 메고

살면서 가끔은 
일상의 껍데기 벗어놓고
어디론가 출쩍 떠나볼 일이다

흙내음 풀 내음 들꽃 내음 속 
인생사 근심 다 접어놓고
마냥 짙푸른 숲길 걸어볼 일이다

발길이 데려간 곳으로
혼자서라도 좋다
때론 소중한 인연과 함께라도 좋다

부질없는 세상사 
하염없이 눈물 쏟아질 때면
그저 고요한 산사 한번 찾아볼 일이다

담쟁이 어우러진 물푸레나무 아래서
향 짙은 솔잎차 한잔 마셔도 좋다
잠시 머무른 바람과 얘기 나눠도 좋다

새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
서로 어우러져 하나인 이들에게
그리 살아가는 법을 배워볼 일이다

살면서 가끔은 삶의 언저리를 채워가는 몸부림
이제 후회없이 거기에 빠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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