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빨강오징어 시험조업, 연근해어업 상생의 큰 걸음되길
북태평양 빨강오징어 시험조업, 연근해어업 상생의 큰 걸음되길
  • 수협중앙회
  • 승인 2019.04.24 17:43
  • 호수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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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장

 

작년 우리 바다의 어업생산 성적표는 어떨까? 통계청이 지난 2월에 발표한 ‘2018년 어업생산동향조사 결과(잠정)’를 살펴보면 어업 총생산량은 379만1000톤으로 전년의 372만5000톤보다 6만6000톤, 1.74% 늘었다. 정부가 생산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한 수치다. 연근해어업 생산량도 101만톤으로 3년 만에 100만톤을 회복하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등어류가 87.3% 증가한 21만6000톤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오징어의 생산량이 기록적으로 줄었다. 지난해 4만6000톤을 생산하는데 그쳐 2017년 보다 46.8%나 감소했다. 말 그대로 반 토막 난 생산량 때문에 오징어가 귀하신 금(金)징어가 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수요에 부족한 물량을 충당하기 위해 2018년 외국에서 들여온 오징어 수입량은 14만1000톤, 금액은 4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전년 대비 각각 39.6%, 77.8%나 급증했다. 그 숫자만큼 오징어생산 채낚기 어업인들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는 연근해 오징어 자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온변화, 중국어선 불법조업, 한일어업협정 지연에 따른 조업어장 축소 등이 언급되고 있다. 모두 어업인들 스스로가 풀어내기에는 벅찬 과제들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비어가는 곳간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쉴 수는 없지 않는가.

이에 최근 수협중앙회와 근해오징어업계는 부족한 오징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였다. 국내가 아닌 울타리 밖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 곳은 바로 러시아 쿠릴섬 외측에 위치한 북태평양 공해 수역이다. 이곳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살오징어와 유사한 빨강오징어가 서식하는 곳이다. 살오징어에 비해 빨강오징어는 살이 무르고 몸체가 큰 것이 특징(최대 체장 52㎝, 2㎏)이다. 그래서 주로 오징어를 활용한 여러 가공식품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품종이다.

마침 지난 3월 해양수산부에서는 국고보조사업으로 ‘2019년 해외어장 자원조사’의 사업자 공모가 있었다. 이에 북태평양 빨강오징어의 시험조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근해채낚기어선 10척이 중앙회로부터 행정 지원을 받아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얼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사업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시험조업에 소요되는 경비의 일부도 국고보조로 지원받게 되었다.

중앙회는 출어 어선의 준비작업을 지원하고 국고보조 업무를 처리하는 등 시험조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다가오는 5월 부터에는 근해채낚기어선 10척이 우리 동해를 가로질러 북태평양에서 두 달간 빨강오징어를 시험조업하는 역사적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근해채낚기어업의 이번 해외어장 진출은 한일어업협상 지연과 연근해 자원량 감소 등으로 어두워진 국내어업의 현실을 극복하고 어업인들의 시름을 달래줄 수 있는 반가운 출발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연안어업에는 상대적인 어장 확대 효과가 있고 자원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어 궁극적으로 국내 연안어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번 북태평양 공해 상의 빨강오징어 시험조업은 연근해어업 모두에게 상생 발전을 이끌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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