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조업어선, 바다안전 강화에 ‘초점’
어업인·조업어선, 바다안전 강화에 ‘초점’
  • 김병곤
  • 승인 2019.04.17 19:09
  • 호수 4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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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무 수협중앙회 출범과 역사 궤적 같이해…숱한 인명구조 공헌
1965년 수협중앙회가 10개 사설무선국 인수, 안전조업 산실로 도약

 

어선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어업정보통신국의 무선소리가 바다에 울려 퍼진지 50년이 지났다. 수협창립과 그 궤적을 같이하고 있는 어업정보통신국은 1963년 4월 수협이 탄생하기 전 어업현장에서의 어업회사들이 자사의 어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통신을 해왔다. 이후 수협중앙회 창립과 함께 통신 업무의 일원화가 그 뿌리다.
 
수협중앙회가 중앙통제국과 2개의 해안국을 운영하면서 어업정보통신의 역사는 시작된다. 이후 1965년 중앙회에서는 10개의 사설무선국을 인수했고 1966년 2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어업무선통신을 수협에서 전담토록 결정한데 이어 같은 해 9월에 본격적으로 수협중앙회로 일원화된 것이다. 1966년 정부는 어업통신업무를 수협중앙회에서 전담하게 하고 예산지원을 의결했다. 또한 1969년 어선긴급보고 업무를, 1999년, 2001년에는 각각 한일, 한중 EEZ 입어선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제 수협이 어업의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이름을 어선안전조업본부로 바꾼다. 부서 이름에 어업인들의 여망을 담았고 안전 조업 지원과 관리에 한발짝 더 다가선다.
  
어선의 안전한 조업과 항행을 위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수협통신국 업무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어선안전조업법 제정을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해 지금 국회 상임위까지 계류 중에 있다. 어선안전조업법 제정에 발맞춰 수협중앙회도 어선안전조업본부로의 변경이 불가피했다. 특히 그동안 어업정보통신국이 어업인들에게는 하는 일이 명확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었다. 따라서 확실한 명칭변경을 통해 수협이 하는 일들을 대국민 홍보에도 일조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어선안전조업본부와 어업정보통신본부와 지방통신국은 총 200명의 직원이 365일 연중무휴로 중앙회의 본소에 안전조업상황실 비롯 지방 어업정보통신국 18개소. 무인중계소 63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연·근해 뿐만 아니라 남쪽 동중국해에서 북쪽 러시아수역까지 출어하는 6만6000척 어선의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수협통신의 기능과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본연의 임무인 어선안전관리 외에도 국가안보기능, 바다영토 및 자원관리를 해오고 있다. 우리 바다에는 수많은 어선이 조업 중이며 대통령 훈령에 의거 1969년부터 어선도 통합방위작전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업 중인 어선에서 의아선박, 간첩선, 잠수함 등을 발견하는 즉시 통신국을 통해 군,경 등 관계기관으로 상황전파가 이뤄진다. 최근 5년간 285건(매년 49건)의 긴급보고통신이 이뤄졌고 이를 위한 통신훈련을 매년 2000건 정도다. 실례로 1998년 6월 22일 꽁치잡이 어선 동일호는 강원도 속초 근해에서 북한 잠수함(승조원 9명 잠수정 안에서 사망된 채 발견)을 발견해 신고했다. 해상안보에 기여한 공로로 수협중앙회 최초로 대통령표창(기관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충남 태안 해상에 추락한 공군조종사 2명을 어선과 태안통신국 공조로 구조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바다영토와 자원관리 기능도 포함돼 있다. 지난한해 어선의 조업을 분석한 결과 남해안 추자도 인근 223해구에서는 작년한해 고등어가 가장 많이 잡혔다. 동해남부의 77해구에서는 작년 작년한해 571척이 조업을 했고 채낚기어업이 351척으로 가장 많이 출어했다. 이처럼 어업정보통신국에서는 EEZ출어선과 연근해어선 조업상황과 어획실적 보고를 토대로 동,서,남해 해역별, 해구별, 시기별 어획량과 어선의 조업위치를 연계해 수산자원을 빅테이타로 관리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양영토를 지키고 식량자원을 관리한다.

무엇보다도 본연의 임무는 어선안전관리다. 어선안전관리는 사고예방과 사고대응으로 나눈다. 사고예방 활동은 어선 출항 후 입항 때까지 안전한 조업과 항행을 위해 안전정보, 기상정보, 조업정보를 제공해 출어선의 안전조업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풍수해 등 자연재난, 선박사고 같은 사회재난에 대한 방재업무, 어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조업교육, 사고예방 캠페인은 물론 구조문화 확산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참여한 어업인을  선정해 포상하는 ‘Sh의인상’ 등 어업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고발생시 통신국은 사고 상황을 해경 등 관계기관에 신속히 전파함은 물론 사고해역 인근어선을 검색, 호출해 구조 활동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지난해 사고 중 통신국과 어선의 협업에 의해 긴급구조 인원은 충돌 133명을 포함, 총 331명의 귀중한 어업인 목숨을 어선이 직접 구조했다. 지난해  12월 제주 우도 해상에서 동진호가 조업중 화재가 발생해 통신국에 구조요청 했다. 이에 통신국에서는 인근에 있던 영진호를 호출해 구조협조를 얻고 구조요청을 받은 선장은 17분만에 현장에 도착. 해상 표류 중이던 선원 5명을 모두 구조했다. 당시, 해상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 불이 옮겨 붙거나 연료통 등의 폭발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원을 모두 구조했다.

지난 13일에도 경북 구룡포 인근 해상에서 연안통발 어선 207남양호가 항해 중 파도에 맞아 침몰하는 사고 역시 VHF-DSC 덕분에 위치를 즉시 파악해 즉각 구조에 나설 수 있었다. 수협중앙회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은 VHF-DSC 수신한 즉시 인근어선에 구조를 요청했다. 인근에 조업 중이던 근해자망 어선 보원호는 요청을 받고 사고 해역으로 곧바로 이동해 사고 발생 50여분만에 남양호 선원 7명을 전원 무사히 구조해 냈다.
거친 바다에 나서는 어업인들과 수협인들의 소망은 안전이다. 이번 새롭게 태어난 어선안전조업본부가 이름에 걸맞게 어선들의 안전조업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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