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인의 날’에 부쳐
‘수산인의 날’에 부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9.03.27 20:09
  • 호수 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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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제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총재

 

제8회 수산인의 날 행사를 축하합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가슴에 품고 현해탄을 건너보며 이 동해에서 개최되는 행사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 바다는 쓰레기와 오염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갯녹음의 백화현상으로 속이 하얘지고 적조(赤潮)로 가슴을 태우고 있습니다. 연근해 어장은 고기 반 쓰레기 반이라 자조하고 거북은 비닐을 먹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한 TV에서 죽은 거북을 해부하는 모습을 방영하였는데 그 속에 비닐이 가득한 것을 보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습니다.

태안반도의 만리포 해수욕장은 자세히 보면 모래 속에 흰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무수히 숨어있습니다. 사람 눈으로 식별이 어렵습니다. 치어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프랑크톤인 줄 알고 먹습니다. 치어는 좀 더 큰 고기가 잡아먹고 마침내 큰 고기가 이를 잡아먹고는 결국 인간이 좋아하는 고등어 같은 큰 고기의 내장에 쌓여서 우리 식탁에 당당하게 오르게 됩니다. 물고기의 먹이사슬 현상입니다. 누구 탓인가요?

지구(地球)의, 아니 해구(海球)의 대양에는 한반도만한 쓰레기 섬이 태평양에 두 개 있고 대서양에도 하나, 북해에도 하나 있다고 합니다.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구촌은 물론 안으로 우리 국민과 기업 모두가 각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는 해류를 타고 대마도나 일본 해역으로 흘러가고 더러는 미국 서해안까지 나아갑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는 때가 되면 중국 동북연안 등에서 물밀 듯이 쳐들어오고 대만이나 동남아해역에서도 적잖이 흘러듭니다. 우리나라 한강 등에서 여름에 비가 많이 와 물을 대량 방류하면 서해안 연안은 온통 쓰레기로 몸살을 앓습니다.
 
어촌은 어획량이 줄고 젊은이들은 떠나가고 노인들이 지탱하고 있습니다. 저 옛날 수산물 수출대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순수입국이 된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최근에, 즐겨 먹은 갈치조림을 시켰더니 저 멀리 서부 아프리카 세네갈 산이었습니다. 맛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대구는 흔합니다. 그나마 해양수산부가 제 역할을 하여 대구를 마음대로 싸게 사먹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20년전 만 해도 대구는 귀한 어종이었으나 해양수산부가 꾸준히 알을 부화하여 방류한 덕에 지금은 많이 잡힙니다. 좋은 교훈입니다. 어종별로 잘 길러서 잡아야 합니다. 어업인 스스로 어족자원을 보호하고 길러서 잡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깨끗한 바다는 해양수산부만이 책임질 작은 일이 아닙니다. 전부처가 책임을 분담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도 관리·규제하는 대담한 정책이 요구됩니다. 그렇다고 해양수산부와 수협, 그리고 우리 어업인이 면책되는 게 아닙니다. 해양쓰레기를 분석해보면 어구, 로프, 부표 등 어업인의 책임이 작지 않습니다. 우리 어업인이 솔선하여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제 8회 수산의 날 행사를 계기로 <바다살리기 운동>이 범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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