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중심의 어촌공동체를 위한 제언
협동조합 중심의 어촌공동체를 위한 제언
  • 수협중앙회
  • 승인 2019.03.20 18:42
  • 호수 4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부는 최근 수산혁신 2030계획을 발표하며 어촌을 생산지원 공간에서 정주와 여가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시킬 것을 확정했다. 이를 위해 어촌뉴딜 300사업을 통해 어촌의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어촌특화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여 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어촌의 정주여건 개선과 비즈니스 기반 구축은 어촌이 스스로 자립하고 유지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어촌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어촌의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 지속가능한 어촌,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없이 흐지부지되었던 경험이 있어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어촌이 지역공동체로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어촌에서의 많은 사업들이 정부 지원이 있을 때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여졌으나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중단된 이후에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이 중단되는 것이 반복된 가장 큰 원인은 어촌공동체 스스로가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촌의 경영능력을 키우는 것은 인력 양성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과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화 능력을 키우는 것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어촌에는 100여년 전부터 사업을 조직화하고 경영해온 ‘수협’이라는 협동조합이 있다. 그동안 수협은 생산자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전국의 조합원이 15만명선으로 줄어들었으며 조합원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기존의 ‘생산자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되었다. 수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촌공동체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자협동조합이자 지역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수협이 어촌공동체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어촌의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육성하는 지원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조직이다. 어촌공동체의 활성화는 어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를 채워주는 행위이며 공동의 행동으로 달성해야 하는 사업이다. 어촌의 지속가능성은 정부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촌 스스로의 능력과 의지로 달성하고 이루어가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