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변화를 원했다
유권자, 변화를 원했다
  • 이명수
  • 승인 2019.03.20 18:41
  • 호수 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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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yh7958@suhyup.co.kr

 

지난 3월 13일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끝이 났다.
 
현재 각 조합에서는 당락의 희비를 넘어 조합장 이·취임식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조합장에 당선된 조합은 새 수장 맞이에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수협 조합장 선거는 91개 조합(냉동냉장수협은 이사회 선출) 가운데 절반 가까운 44개 조합장이 교체됐다. 교체율 48.4%로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현역 교체율 47%를 갈아치우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연임제한 규정에 걸려 출마하지 못했거나 불출마 선언 조합장 등으로 당연 교체가 적잖았지만 현역이 낙선한 조합도 16곳이나 된다.

이번 선거에서 운명이 당락을 가르는 등 몇몇 화제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나이 덕에 당선의 기쁨을 누린 사례다. 전북 부안수협 조합장 선거에서 송광복 후보와 배중수 후보가 똑같이 1316표씩을 얻어지만 송 후보가 조합 정관에 따라 득표동수 연장자 당선 규정으로 조합장직을 거머쥐게 됐다. 

해남군수협 조합장 선거에서는 김성주 현 조합장이 박병찬 후보를 4차례에 걸친 재검표 끝에 1표차로 당선되는 아슬한 장면도 연출됐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했고 이것이 표로 나타났다. 제한된 선거운동으로 인한 현직 프리미엄이나 몰표를 배제할 수 없었지만 곳곳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었다.
             
그만큼 조합원인 유권자들이 어촌사회나 조합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에 보다 주목했다. 계파의 구태에도 식상했음을 표로 전달했다.
 
그러나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순조롭게 치러진 가운데 일부 돈선거가 여전히 협동조합사회에서 벌어졌다는 오점을 남겼다. 금품수수 관행이 아직도 잔존해 있다는 방증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일부 금품수수 사례가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신고, 제보가 과거보다 많았다는 게 다행스럽다. 변화와 혁신을 갈구하는 유권자들의 행보가 빨라진 대목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현행 선거제도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위탁선거법상 선거운동 방법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후보자 자신을 제대로 알리거나 유권자가 제대로 알고 싶은 알권리가 제약된 깜깜이 였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부 불합리한 선거제도가 불법선거를 야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몰고갔다는 여론이 빗발치기도 했다.
  
따라서 차기에 치러질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문제점을 세심히 살펴 개선함으로써 더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후보자, 유권자 모두는 돈 선거 등 불법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는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선거 1주일이 지났다. 이제는 아직 남아있을 선거 후유증을 빠르게 치유할 때다. 비록 표는 갈렸지만 모두가 승자인 협동조합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4년 후 리턴매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선거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도 다져볼 때다.
   
2019년 협동조합 최대 관심사였던 수협중앙회장 선거와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모두 막을 내렸다. 인물이 바뀌고 또다른 미래가 열렸다. 협동조합 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길을 모색할 중요한 시기다. 구태를 벗어던지고 꿈과 희망이 있는 협동조합을 수협인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보에게 격려를, 당선의 영광을 안은 후보에겐 축하를…” 이것이 진정한 협동조합상(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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