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別離)
별리(別離)
  • 김병곤
  • 승인 2019.03.13 17:02
  • 호수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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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ikimgon@suhyup.co.kr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이다. 흔히들 이별을 앞두고 쓰는 말이다. 

 

우리 수산계는 최근 공교롭게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교체됐고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있다. 수산계의 두 수장은 2년여 동안 수산발전을 위해 별 잡음 없이 호흡을 맞춰왔다. 김 장관은 국회로 복귀하지만 김 회장은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얼마전 김임권 회장은 수산전문 언론계와 오찬을 갖고 미련 없음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수협은 김 회장 취임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3월 25일 취임 이후 어업인이 있는 어촌현장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조직경영의 모토로 삼았다. 자칫 협동조합에서 ‘돈’을 언급한 것은 협동운동 정신에 어긋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촌에서 태어나 어촌의 지독한 가난을  누구 보다 잘 알았기에 수협경영에 접목을 한 것이다.

그가 내세운 ‘강한수협’ 역시 수협인에게 항상 당당해 지길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 저변에는 수협인의 뒤에는 어업인이 있기에 주눅들 필요없이 일하라 의미를 내포하기도 했다.
 
어업인 권익증진과 수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면 국회, 정부 등에 때론 맞서 강력한 어정활동도 펼쳤다. 바다모래 채취를 반대하며 최초로 어선들이 동원된 해상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독립시키고 사업구조개편 일환으로 경제사업 활성화도 적극 추진했다. 특히 김임권 회장은 어촌사회 여성어업인의 권익 증진에도 앞장섰다. 2016년 12월 사단법인의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를 설립했다.
 
2016년에는 고등어가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적돼 수산물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자 환경당국에 즉각 강력히 항의했다. 소비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산물 축제 등 소비 촉진 운동도 잇따라 펼쳤다. 또한 기회 있을 때마다 국내외 수산박람회 등을 통해 우리 수산물 알리기에 동분서주했다.
 
수협을 둘러싼 대내외 금융환경악화 속에서도 김 회장은 혁혁한 경영성과를 냈다. 수협 전체 사업규모는 2014년 23조5103억원에서 2018년 36조6450억원으로 13조1347억원이 늘어나 156%나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716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2018년에는 3237억원으로 수협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 멈춤 없는 성장을 이어갔다. 일선 전국수협도 1333억원의 잉여를 냈다.
 
공적자금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수협은 2017년 공적자금 127억원을 상환한데 이어 2018년에는 1100억원을 갚아 명실상부 강한 조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김 회장은 끝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수협중앙회장의 연임을 금지시키고 중임은 허용하는 절름발이 수협법이 발목을 잡았다. 4년간의 조직 문화의 변화와 성과는 후대에서 평가될 것이다.
 
이제 수협도 지도자의 교체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리더가 바뀌면 조직문화도 바뀌기 때문이다. 조직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은 사람이다. 조직은 사람들의 결집체이고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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