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에코섬 경남 통영 ‘연대도’
청정 에코섬 경남 통영 ‘연대도’
  • 수협중앙회
  • 승인 2019.03.13 16:57
  • 호수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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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에는 50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들이 푸른 바다 위에 뿌려져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바다 풍광은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연대도는 통영의 여러 섬들 중 하나로 한산도와 욕지도 사이에 자리했다. 그리 큰 섬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찾는 섬은 아니었지만 예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봉수대가 설치돼 있었고, 부자섬이라 부를 만큼 풍부한 해양자원을 갖고 있었다.

연대도에 입도하려면 달아항에서 출발하는 정기선을 타야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웃한 섬인 만지도에서 출렁다리를 건너오면 된다. 직항으로 오면 5분도 안되는 거리지만 여러 섬을 거치느라 15분정도 걸린다. 차량도 실을 수 있는데 2대 이상은 실을 수 없고 섬의 특성상 해안도로가 없기 때문에 가지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40여 가구가 한 곳에 몰려 있다. 최근 몇 년간 펜션과 카페가 들어서면서 오래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어촌 마을의 풍경과 현대적 건물들이 다소 미스매치가 돼있다. 220m 정도 높이의 꽤 거친 산세를 보이고 있는 연대봉은 봉화대가 설치돼 있다. 지금은 보호차원에서 등산로를 막아놓았다. 연대도라는 명칭은 봉화를 올렸다는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하늘에서 섬을 내려다보면 조개껍데기를 엎어놓은 형상이다.
 
마을 제일 높은 곳에 태양광 패널이 보인다. 대부분의 전기를 이 패널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화석연료는 어선들 이외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에코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가 조성돼 있다. 여름이면 단체 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잔디밭에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이 센터 부지는 과거 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통영시에 기부를 했다. 하지만 센터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시에서 부지를 매매하려 하자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부지를 인수했고 지금은 어촌계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섬 주변으로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지겟길’이라 부르는 이 길은 과거 땔감을 하려고 산을 오르내리던 길이다. 작은 섬이지만 급경사의 산길은 워낙 고됐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는 고난의 길이다. 주위 섬들과 에메랄드 빛 바다의 조화는 지겟길이 명품 둘레길임을 입증해준다. 미세먼지 탓에 멀리 있는 섬들을 보기 힘든 날이 많아졌지만 쾌청한 날에는 한산도와 욕지도가 보인다. 길의 마지막에는 연대도를 상징하는 몽돌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발바닥을 짓누른 피로함을 풀어내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고 몽돌의 매끌거리는 촉감에 온 신경을 집중시킨다. 파도가 높았다면 이러한 호사는 누리기 힘들겠지만 남해안 바다의 특성상 너무도 수줍은 파도가 밀려오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몽돌해변에서 뛰어노는데 문제가 없다.
 

 

마을로 돌아오니 군데군데 아직 예스런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돌담이 정겹다. 영화촬영지로 사용되었던 가옥은 사람의 인기척이 없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문을 열고 누군가 나올 것 같기만 하다. 가옥마다 특징 있는 문패가 달려 있다. 마을 정서와의 조화가 정겹다. 마을 가운데는 생뚱맞은 비석이 놓여 있다. ‘연대도 유일의 담배집’이라는 명패가 달려있는 가옥의 옆에 만들어져 있는데 너무도 투박하다. 주민들은 이 비석을 ‘배선대’라 부른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남해안 별신굿을 모시고 있다. 2년마다 용왕제가 열리는데 각 가구마다 밥상을 차려 배선대 앞에 놓아둔다. 현재는 12개의 밥상이 전부인데 과거에는 50개의 밥상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농경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마을사람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한다. 양식장 3곳과 어선 13척이 바다를 터전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학조 연대도어촌계장에 따르면 지금의 가두리 양식장이 있기 전에는 멍게 양식을 했다고 한다. 일본에 수출도 할만큼 품질이 좋아 부자섬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IMF이후로 양식장이 넘어가면서 지금은 3곳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연대도는 일출도 명품이지만 일몰이 더욱 아름답다. 더욱이 연대도와 만지도를 이어주는 출렁다리 뒤편으로 해가 지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풍광을 자랑한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5시 이후인데 정기선 마지막 출항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라는 것이다. 숙박시설이 제법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섬에서의 하룻밤을 계획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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