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장 선거에 바란다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바란다
  • 김병곤
  • 승인 2019.02.13 18:27
  • 호수 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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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ikimgon@suhyup.co.kr

 

‘정치란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정치를 하겠다는 제자에게 이같이 일갈했다. 그래서 정치를 하겠다는 지도자는 지혜와 용기, 절제의 덕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지도자는 ‘생각의 일치를 도모할 수 있는 자질이 있어야 하고 불화와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필요하며 구성원 개개인의 재능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역사의 여러 사례에서 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당나라 태종과 신하의 정치문답을 정리한 책인 ‘정관정요’는 정치의 실천 지침서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태종이 충신인 위징과의 대화 중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왕은 백성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위해 올바른 정치를 펴라고 위징이 충언한 것이다. 태종은 이 같은 충신의 충언을 통치의 지침으로 삼았다. 그 결과 23년을 집권했고 그의 치세 기간에 국력이 강성하고 경제적으로 번영해 이를 ‘정관(貞觀)의 치(治)’라고 불러지고 있다.
 
수협중앙회장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3명의 조합장들이 입후보했다. 오는 22일이면 25대 수협중앙회장이 새롭게 탄생한다.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선관위가 관장하면서 준법선거와 공정한 경쟁으로 수산인의 권익과 지위를 향상하고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에 모두 공감한다. 이번 선거는 두번째로 선거관리 위원회가 수협중앙회장 선거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정치선거와 같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선관위는 유권자인 조합장들에게 누가 선거에 개입했는가를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혹시 누구로부터 전화가 왔느냐”하는 확인을 하는 것도 자칫 선거에 관여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유권자들끼리 대화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선관위의 확인으로 확대 재생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선거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지 않고 특정집단의 선거다. 특히 수협 유권자는 92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몇 가지 확인으로 당선자 예측도 가능할 수 도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도 수협중앙회장 선거일자는 상황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조합장 동시선거에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물러나는 조합장들이 새 회장을 뽑아야하는 구조다. 조합장들 자신도 선거에 불출마하거나 실패하면 떠날지도 모르면서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 모순이 존재한다. 앞으로 수협중앙회장 선거 일정도 고민해야 할 일이다. 협동조합의 선거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다. 협동조직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대중들이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인 운동체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도입되면서 또 다른 정치집단으로 변질되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 후유증으로 반목과 갈등이 만연하고 심지어 “협동조합에서 협동이 안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협동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협동운동가 필요하다. 중앙회장으로서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누구인가 냉철한 혜안을 가져야 할 때다. 이제 수협의 희망은 조합장들의 손에 온전히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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