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정신과 관광연계 체험 장소로 ‘각광’
수협정신과 관광연계 체험 장소로 ‘각광’
  • 김병곤
  • 승인 2019.01.30 20:15
  • 호수 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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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체험마을, 어촌민속전시관, 조선해양전시관 등 함께 보기 좋아

 

거제도를 돕고 보좌한다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을 가진 작은 섬 가조도가 수협의 효시로 밝혀진 것은 아주 오래된 사실이다. 1942년 조선어업조합중앙회에서 발행한 ‘조선어업조합요람’의 기록 덕분이다.
 
우리나라 수산 분야 협동조합 시작과 역사를 담은 이 책은 “1908년 7월 10일 농공상부대신의 인가를 받아 최초로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이 거제시 사등면 창호리 가조도에 설립됐다”고 명시했다. 또 같은해에 거제한산모곽전조합도 설립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진해만 서쪽에 위치한 가조도 일원은 대한제국 황실이 직접 관리할 정도로 중요한 어장으로 그만큼 어업활동이 활발히 이뤄진 곳이다. 이 일대는 예로부터 대구, 청어 등을 잡는 정치망인 어장, 방렴 등이 대거 설치됐고 우뭇가사리 미역 등 해조류를 일컫는 모곽을 대량으로 채취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어기조합은 정치망 어업인들이, 모곽전조합은 해조류 채취 어업인들이 결성한 자조조직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들이 조직화된 시점은 일제 침탈이 노골적으로 어업분야에까지 이뤄지던 때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어족자원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에게 어장을 빼앗기고 그들의 농간에 어획물도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된 어업인들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협동조직 결성의 발로가 엿보인다.
 
이후 1910년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巨濟閑山加助漁基組合)과 ‘거제한산모곽전조합’(巨濟閑山毛藿田組合)으로 개칭했다. ‘어기(漁基)’란 어장(漁場)을, ‘모곽전(毛藿田)’은 우뭇가사리와 미역 채취를 각각 일컫는다. 이 두 조합은 수산인이 조직한 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조합’이란 명칭을 사용해 수협의 효시가 됐다.
 
이후 1912년에는 거제어업조합으로 이름을 다시 바꾸며 오늘날 거제수협으로 이어지게 됐다. 당시 어업인들이 자발적으로 근대화된 수산업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거제수협의 전신인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이 설립된 날짜와 주소까지 상세하게 기록에 남은 덕분에 가조도는 수협이 태동한 역사적 장소로 이름을 올렸다.

수협 태동 1세기 만인 2009년 연륙교가 놓여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가조도에 거제수협이 보유한 토지를 시에 기부하면서 수협효시공원 설립이 본격화됐다.
 
수협효시공원은 거제시 가조도 사등면 창호리 2080번지 일원 대지(7370㎡)에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1314㎡) 건물과 수변공원, 주차장, 전망대 등을 갖췄다. 1908년 7월 8일 가조도에서 문을 연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이 수협의 효시라는 점을 기념해 2008년 거제수협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설립을 추진한 끝에 개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업협동조합 발상지를 공원화해 지역문화유산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제수협, 거제시 등이 함께 적극 참여했고 수협중앙회에서도 예산을 지원했다. 수협효시공원은 가조도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지역 어촌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해 수산업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장소로 발전해 나갈 것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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