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거는 기대
새해에 거는 기대
  • 김병곤
  • 승인 2019.01.09 19:27
  • 호수 4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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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_ ikimgon@suhyup.co.kr

 

새해 새 아침 새 태양이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매양 새해가 되면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지난해 우리 수산계는 혼돈의 한해였다. 해상풍력발전, 간척사업, 냉온배수 배출 등 특정 산업과 일부 개인 사업자를 위해 바다는 계속 파괴되고 훼손됐다. 지난 2016년 100만톤 선이 무너진 연근해어획량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촌을 떠나고 수산산업이 산업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태동 자체가 정치적인 목적이었던 협동조직에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체감해야 했다. 연임은 안 되고 중임은 되는 이상한 수협법을 끝내 정치권은 외면했다.

협동조직의 수장까지도 정치권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씁쓸하다. 협동조직의 본질훼손은 정체성 말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어업인과 수산산업계는 결속을 더욱 다지고 연대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는 2월 22일 중앙회장과 3월 13일 치러지는 조합장 동시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수협중앙회장은 단순하게 수협만을 경영하는 지도자가 아니다. 전국 104만 수산산업인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선도해 나갈 지도자다. 그래서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중차대하고도 숭고한 의미를 갖고 있다. 조합장들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협동조합 선거가 어촌사회는 물론 어업인들의 권익과 복지,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따라서 어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 시켜 나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자칫 공명하지 못한 선거가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돈 선거는 절대 안된다. 과거 수협중앙회장 첫 직선제 선거에서 금권선거로 조직에 엄청난 타격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조합에서 금권선거로 혼탁과 과열을 불러왔었다.
 
어느 조합은 10억원대의 개인선거비용이 든다는 소문이 파다하며 2000여명 안팎의 작은 조합에서도 3∼5억원이 소요된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돈으로 당선된 조합장들은 본전 생각에 경영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협동조합 선거에 돈을 돌리며 당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자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과거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 문화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다양한 선거운동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 법에는 후보자들 간에 정책·공약 대결 등 공개적 선거운동이 아니다. 그래서 음성적 선거운동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과열과 혼탁선거의 부작용은 어촌사회가 소지역주의로 나뉘고 직원들조차 당선 유력자들을 찾아 줄서기와 패거리 문화를 연출하기도 한다. 선거를 앞두고 현재도 여러 곳에서 상대는 물론 조직의 치부를 언론에 노출시키고 있으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투서도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과 “너도 하는데 나는 못 하겠냐”는 사심으로 도전해서는 안된다. 스스로가 협동체의 지도자로서 깜이 되는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도자는 구도(求道)의 길을 찾는 것과 같다. 그리고 지도자의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이번 수협선거는 보다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길 바란다. 새해에는 새로운 수협의 수장과 더욱 발전해 나가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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