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우리 수산물의 생태와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억센가시로 사람을 찌르고 쏘는 두부어(杜父魚)
산골짜기의 시내에 사는 작은 물고기다. 모양은 모래무지와 같지만 작으며 길이는 겨우 2~3치다. 입이 넓고 머리가 크다. 꼬리가 갈라졌으며 비늘이 잘다. 색깔은 누른빛을 띤 검은색이고 아롱진 무늬가 있다.
등마루엔 억센가시가 있어 사람을 찌르고 쏜다. 다닐때는 반드시 무리를 이루고 빠르게 도약하는 것이 나는 듯하다. 사람을 보면 물결을 치면서 소리를 내는데 처음 쫓을 땐 달아나다 급하면 주둥이로 진흙을 파고 들어가 배가 닻을 내리듯 숨는다. 그러므로 일명 선정어라고 한다.
안: 『정자통』에서 『어경』을 인용해 말하기를 “즉어 중에 땅에 붙어사는 것을 경어라고 하는데 다른 이름으로 토부라고 한다”고 했다. 『식물본초』에서는 도부라고 돼 있고 『임해지』에서는 복념어라고 했는데 모두 두부어의 한 이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사매어라고 부른다.
◆평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부어가 볼락, 횟대, 꺽지라고 돼 있고 『재물보』와 『물명고』, 『광재물보』 같은 옛 물명서에도 ‘꺽디’라 기록돼 있다. 그러나 꺽지는 어명고의 묘사와 같이 무리 생활을 하지 않으며 서식처가 돌밭이지 모래밭이 아니다. 게다가 두부어의 설명처럼 ‘꼬리가 갈라지지’ 않고 둥글다. 어명고에 나온 두부어의 모양과 성상이 꺽지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