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2.12 21:51
  • 호수 4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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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 저자 : 이석원    ◼ 출판사 : 달

■ 사소하고도 중요한 단면들

“나의 삶을 이루는 아무리 작은 것에도 침묵하지 않기”
그에게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9년 출간 이래 9년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우리나라 에세이의 새로운 전범이 되어버린 산문집 『보통의 존재』. 이후 2015년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절묘히 넘나드는 이야기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또 한번 독자 대중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은 이석원이 3년 만에 새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산문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에서는 삶과 죽음, 영원한 이별 등 삶의 거대한 주제들보다는 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스쳐가는 사소한 순간들에 생의 더 큰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치 사진을 찍듯 일상을 단면 포착해 써내려간 글들은 모두 8부로 구성돼 펼쳐지며 이를 통해 독자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덟권의 에세이를 만나는 듯 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아름다운 것들로 돌파하기 위해

오늘도 계속되는 어느 ‘보통의 존재’의 쉼 없는 일상의 기록

변함없이 감탄을 자아내는 일상의 절묘한 포착과 그만의 친근하면서도 날카로운 언어로 감동을 자아내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어느 때보다 고요히 자신과 세상의 삶을 응시한다. 이 보통의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석원이라는 사람이 써내려가는 글들이 그 자신의 이야기이자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각자 흩어져 있던 하루의 끝 어느 날에 책장을 넘기며 만나 함께 공감하며 감정이 모이는 어떤 지점에 자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 활자 너머에서 이석원이 우리 일상의 변함없는 파수꾼으로 함께할 것이다.


■ 책속으로

내겐 나를 지나쳐간 사람들의 말투와 웃는 스타일과 주차 방식 등이 내 몸과 마음 곳곳에 인장처럼 박여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 그 사람은 이제 다시 볼 수 없는데 나는 그처럼 웃고, 그처럼 말을 시작할 때 뜸을 들이고, 그처럼 주차를 하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나의 동료와 연인과 친구들의 오랜 흔적의 집합체다. 누구든 그런 것으로 삶이 이루어져 있다.
- 「흔적」 중에서

여덟 권의 얇은 책들을 만들고 싶었다. 그 안에 삶의 정면이 아닌 측면을 담고 싶었다. 시속 300킬로미터짜리 산문을 쓰다 가끔씩 운문 같은 물웅덩이를 파놓고도 싶었다. 나는 어쩌면 생의 진실이란 건 그저 지금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사진 찍듯 글로 잡아채고 싶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출처-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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