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41)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41)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1.08 09:56
  • 호수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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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적응성이 매우 강한 ‘붕어’

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우리 수산물의 생태와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부【붕어】
예전에는 ‘부어’라고 했고 지금은 ‘즉어’라고 한다. 육전이 말하기를 “부어는 떼를 지어 다니면서 별처럼 거품을 일으키고 서로 가까이 다니므로 즉어라고 하고 서로 붙어 다니므로 부어 라고 한다”고 했다.

세간에서 말하는 “촉본초에서 색깔이 검고 몸이 짧고 배가 크고 등마루가 튀어나온 것을 이르는 것”이라고 한 것과 모양이 꼭 닮은 듯 하다. 지금 확인해 보니 강과 내에서 자라는 것은 색깔이 검푸르고 맛이 떨어진다.

심괄의 『보필담』에서 이르기를 “물고기가 흐르는 물에서 자라면 등의 비늘이 희고 고인물에서 자라면 등의 비늘이 검어 맛이 안좋다”고 했다. 이는 모든 물고기가 그러한 것으로 즉어만 그런 것은 아니다.

즉어는 본래 작은 물고기지만 가끔 매우 큰 것이 있느니 1~2자에 이르는 것은 위를 돕고 소화를 조화롭게 하는 약효가 탁월한 것이 일반 즉어와는 다르다. 역도원의 『수경주』에 이르기를 “기주 광제의 청림호에 사는 즉어는 크기가 2자다. 살이 풍성하고 맛이 좋고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했으니 아마도 이 종류를 말하는 듯 싶다.
 

평설

즉어, 부어는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는 붕어다. 입은 작고 입술은 두꺼운데 입가에 수염이 없는 것이 잉어와 다른 점이다. 몸빛은 등쪽은 누른 빛을 띤 갈색이고 배쪽은 은빛이 나는 흰색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매우 강한 물고기로 하천 중류 이하의 유속이 완만한 곳이나 호소에 살며 수초가 많은 작은 웅덩이에도 잘 산다. 한 어류 분포 조사에 의하면 민물에 사는 물고기 중 붕어의 우선 순위는 2위(12.6%)이고 계류어인 피라미를 제외한다면 호수 물고기 중에서는 가장 개체 수가 많은 물고기다(최기철, 2002).

우리 붕어는 단일종이지만 최근 일본 붕어와 중국 붕어가 양식용, 낚시용으로 도입돼 호소에 확산되고 있다. 일본 붕어인 떡붕어(헤라후나)는 이미 많이 서식하며 어류도감에 올라 ‘도입종 붕어’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의 붕어는 고전에 즉어, 부어라고도 기록돼 있지만 현재는 대체로 즉어라 부르며 즉어속의 여러 종류의 붕어를 말한다. 야생붕어와 금붕어는 같은 학명(Carassius auratus)을 쓰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부어는 즉어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지만 해즉, 흑조라고 부르는 도미 종류인 감성돔을 지칭하기도 한다.

붕어는 분포지가 광범위하고 지리적 또는 환경적으로 다른 형태가 있어 여러 가지 종으로 구분되고 있다. 흔히 유럽산 붕어(C.carassius)와 아시아산 붕어(C.auratus)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형태적인 차이가 분명하지 않고 산지에 따라 종을 설정한 경향도 있다. 우리 호소에도 체형이 다른 여러 종류의 붕어가 살고 있지만 같은 종으로 취급되고 있다. 우리 어류분류학이 미치지 못한 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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