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수산업
‘로봇’과 수산업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1.08 09:56
  • 호수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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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공학과 해양수산연구사 

최근 로봇산업의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업과 같은 전통 산업과 IT 기반 지능형 로봇 기술의 다양한 접목을 통하여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는 여전히 로봇산업과 오늘날 수산업의 모습을 함께 떠올리기에는 뭔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함을 지울 수 없다. 수산업은 대표적인 1차 산업이면서 3D 업종 중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으며 기계화, 자동화,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도 해양과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한 산업 환경적 요인으로 그 적용에는 종종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열악한 환경과 수산업의 특성이 이제는 IT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로봇의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고 있다. 농어촌의 이탈현상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노령인구 증가가 가속됨에 따라 더 이상 저가의 숙련된 노동력을 구할 수 없고 생산을 위한 각종 장비나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요구되는 전문가적 기술적 수요는 계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따라서 IT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기대가 더 이상 호기심 어린 관심거리가 아니라 준비해야할 미래임은 확실한 것 같다.

 오늘날 로봇은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면서 일정한 자유도를 지니고 있는 매우 자동화된 기계적인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 모두를 의미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06년 일본에서는 로봇협회에서 주관하는 ‘금년의 로봇’시상이 있었다. 이 행사에서 중소기업특별상을 받은 로봇은 동화전기제작소(HAMADE)에서 만든 ‘샤크리’라는 로봇으로 우리가 자주 보아왔던 오징어 채낚기용 자동조획기에 로봇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동화전기제작소는 1971년부터 오징어 자동조획기를 생산하여 판매하여 왔으며 어업인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개량 발전시키면서 단순한 자동조획기를 로봇의 단계로 발전시켰다. 즉 기존의 일정속도로 회전을 반복하는 자동조획기에서 어업자의 숙련된 채낚기 기술을 수치화하여 적용시키고 수심에 따른 속도변화와 어획물에 따른 부하 검출, 어군탐지기에 따른 연동 등 자동화된 제어 기능과 어획 결과를 사용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통신 기능을 실현하여 완전한 어획 로봇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공학적으로 반영하여 체계화시킨다면 다양하게 로봇을 산업적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일본 고베메카트로닉스의 독립주행형 수중 청소 로봇을 들 수 있다. 이 로봇 또한 개발 단계에서부터 양식어업인의 필요로 시작되었다. 고베메카트로닉스사는 30년 전 양식어업을 보급하는 단체로부터 치어용 수조의 청소를 위하여 수조의 물을 빼지 않은 채 치어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로봇의 개발을 의뢰받았다. 이를 계기로 수중 청소로봇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고 흡입구와 브러쉬가 붙어 있으며 물밑에서 자동 주행하는 로봇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 로봇은 센서를 이용하여 벽면을 감지하면서 뱡향을 바꾸어 달리고 바닥의 퇴적물을 긁어내어 오수 펌프로 흡인해 내는 구조로, 저면의 98%를 청소하는 효율을 보여주었다. 이후 원격 조작이 가능한 로봇과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여 수중의 모습을 모니터로 보면서 리모콘으로 간단하게 제어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우리 수산업에도 조만간 도입이 가시화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미 어선의 조업장비와 스마트 양식장과 관련하여 많은 설비가 사실상 로봇화되기 시작하였으며 보안 및 관리를 위한 장치로써 도입이 실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많은 난제가 있기는 하지만 로봇산업의 발전 속도를 볼 때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로봇의 도입과 함께 수산업이 또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어떻게 변하고, 과연 언제쯤인지, 시장을 개척해나갈 선구자가 누가 될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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