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어업인, 수산업의 희망이 되다
여성어업인, 수산업의 희망이 되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1.01 09:06
  • 호수 4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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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에서 처음으로 ‘여성어업인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여성어업인과 관련된 실태, 문제점 및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었다. 여성어업인은 그간 수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대상으로는 다소 소홀히 다루어졌는데 이번을 계기로 정책적 관심을 환기할 수 있었다.

사실 여성어업인은 수산업에서 새로운 화젯거리가 아니다. 과거부터 여성의 어업노동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가정의 생계를 잇기 위해서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원활한 조업 준비를 위해 여성은 힘든 어업노동을 감내해왔다. 게다가 육아는 물론 가사노동까지 전담하면서 그야말로 우리 어촌사회를 오늘날까지 지속·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노동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수산업뿐만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가 남성 중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이 귀하게 여겨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여성어업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어촌 및 어업의 인력난과 깊은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노동의 질이 그만큼 변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과거에는 여성의 노동참여가 남성노동력을 보조하거나 임시방편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다면 지금은 여성이 어업의 경영주체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어업인은 과연 수산업·어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까·  그들은 수산업의 생산요소 중 하나인 “노동”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여성어업인은 ①어업노동력 ②어촌 비즈니스의 주체 ③어촌의 중요 구성원이다. 이미 여성어업인은 우리나라 수산업, 어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수산업, 어촌의 유지·발전을 위해 여성어업인에 대한 지원 정책은 여타 수산정책만큼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한다. 이에 정부도 이러한 인식을 공유함은 물론 ‘제4차 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 등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여성어업인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 비록 농업부문에 비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매우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수협중앙회에서도 여성어업인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부서를 설치하려 한다고 하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어업인과 관련하여 한 가지 지적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성어업인 자신이 어업주체로의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산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어업인들은 비록 마지못해 어업에 참여하였지만 숙명으로 알고 일하고 있으며 여전히 ‘보조어업인’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어업과 관련된 자격증에 대해서도 남편 또는 주변 분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자격증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소극적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가 소극적이고 주체적인 인식을 가지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많은 지원이 있다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유도하기 어렵다. 여성어업인들 스스로가 수산업의 주체이자 어촌사회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아직까지 여성어업인이 제대로 된 어업주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난관이 산재해있다. 이러한 난관은 향후 체계적 지원 등으로 해결해야 하며, 이에 앞서 우리 여성어업인이 적극적 자세를 갖춰야 한다.

“여성이 희망이다.”, “바다는 미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들을 조합해보면 ‘수산업의 밝은 미래는 여성이 좌우한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여성어업인이 우리 수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마음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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