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_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전문가 기고_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0.11 10:37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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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남북 수산협력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발걸음이 재개되었다. 평양 공동선언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과 폼페이오-이용호 외무장관 회담이 개최되고 한동안 중단되었던 북미 핵협상이 재추진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미국의 관계개선 의지가 재확인됨으로써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다시 추진되고 2차 미북정상회담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되는 모양새다. 

교착되었던 북핵협상이 진전되는 것과 함께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남북관계 개선의 내용들도 실제 동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군사분야 합의서를 따로 체결한 남북간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제거의 효과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남북경협의 속도도 비핵화의 진전과 병행해서 기대해봄직하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선순환의 효과를 내게 되어 있다. 평양 공동선언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충돌방지 및 전쟁위험 해소를 통해 사실상의 종전상황을 추진한다는 접근법이고 이는 다시 한반도에서의 평화증진이라는 효과를 냄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에 나설 수 있는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게 하는 선순환의 논리구조였다. 즉 북한의 핵무장 논리가 외부의 안보위협이었고 그중에서 남북간 군사적 대치를 먼저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완화시켜냄으로써 북미간 핵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도 북으로 하여금 다시 비핵화 방향으로 움직이게 설득할 수 있다는 논리였던 것이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이 동시병행하는 구조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증진은 남북관계 개선과도 병행해서 나아가는 구조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진전되는 것에 맞춰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확대가 가능해지고 역으로 교류협력 증대와 남북관계 개선은 그만큼 한반도 평화를 실질적으로 견인해내게 된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특히 남북경협의 선순환을 실감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서해 평화수역 설정이다. 

이미 4.27 판문점 선언에서도 서해 평화수역을 합의했고 이후 장성급 회담 등 실무회담을 거쳐 이번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부속합의서를 통해 ‘서해 해상에서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남북의 군사적 대치 대신 군사적 협력이 가능한 평화수역을 만들고 이를 통해 군사적 충돌을 방지해냄으로써 공동어로구역에서 남북어선이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야말로 긴장완화와 평화증진이 곧바로 남북의 공동어로라는 수산협력으로 직접 연결되는 대표적 선순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서해의 화약고’가 ‘서해의 황금어장’으로, 남북의 ‘군사적 충돌지대’가 남북의 ‘공동 어로활동 지대’로 전환되는 셈이다.

평화수역이 만들어지고 남북의 공동어로구역이 조성되면 그동안 남북의 긴장고조 때문에 활개를 쳤던 중국 어선 대신 남과 북의 배들이 서해 황금어장에서 철마다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된다. 남북 수산협력의 첫 단추가 시작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의 선순환을 실감케 하는 상징이 될 것이다.

비핵화 진전과 한반도 평화 증진 그리고 남북경협 확대가 서로 맞물려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는 향후 수산협력의 영역에서도 공동어로라는 초보적 수준을 넘어 질적으로 높은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상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남측의 양식업과 수산물 가공업 및 냉동창고 기술 등을 충분히 활용하고 북의 풍부한 어종과 수산자원에의 접근을 통해 남북이 수산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기획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이후 수산업 장려에 적극 나서고 ‘어로전투’를 강조하며 수산부문 열성자 대회를 직접 챙기는 등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수산협력의 필요성과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서해 접경지역에 남북의 ‘공동 波市’를 설치해서 운영한다면 평화가 곧 경제고 경제가 곧 평화임을 수산분야가 선도해내는 상징성마저 갖게 될 것이다.  파란 바다에 남북이 함께하는 수산협력의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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