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생태계 회복을 위해 대형 하구둑 반드시 개방해야
어업생태계 회복을 위해 대형 하구둑 반드시 개방해야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9.13 12:33
  • 호수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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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큰 강의 하류말단 어귀에 설치하는 하구둑은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강어귀의 넓이와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바닷물이 유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는 댐을 말한다. 하구둑은 크게 △농·공업용 담수의 확보 △강으로 분리된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로의 역할 △홍수 및 염에 의한 피해 방지 등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대형 하구둑은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설치되어 있고 4대강 중에는 한강만 설치되지 않았다.  

기수역은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으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 역할을 한다. 바다와 하천의 연결통로로서 단위면적 당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염분 농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물들이 살고 있다. 기수역의 1㎢당 생태적 가치는 연간 2만2832달러라고 과학저널 네이처(1997년)는 싣고 있다. 이는 농경지 가치의 250배, 갯벌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수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기수역 및 하천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류의 계절적 이동에 관한 관심이 증대하여 어류의 이동에 대한 연구와 댐, 보의 철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및 주 정부, 지자체, 환경단체 등이 협력하여 기능을 상실한 강과 강 하구의 둑, 댐, 보 등을 개방하거나 철거하여 어류의 생태통로를 복원하고 있다.

하구둑을 설치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어도 상실 및 육지에서 유입되는 영양염류를 차단하여 어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어, 숭어, 황복과 같은 회유성 어종의 이동을 차단하여 어업자원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재첩, 장어 등 상업적 중요 어종의 손실을 가져온다. 강물의 유속을 감소시켜 수질이 악화되고 용존산소 부족으로 어류의 서식이 곤란해 진다. 하구 습지를 소멸시켜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상실된다. 강의 호소화로 강 바닥에 침전물이 퇴적되어 하천기능이 상실된다. 하구둑 안 쪽으로 세립질의 퇴적물이 쌓이고 퇴적물 용출현상이 발생하면서 수질 악화가 가속화 된다. 금강호의 경우 연간 80만톤이 퇴적되어 수심 유지를 위해 퇴적물 제거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기수역을 회복해야 강에서 다양한 회유성 어종 등이 되살아나기 시작해 자연생태계 전체가 살게 된다. 시화호를 개방한 전후의 COD 농도변화 사례를 보면 1997년 17.4㎎/ℓ에서 2006년 2.6㎎/ℓ로 감소했다. 자연(自然)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전 쌀 증대정책을 내세우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는 하구둑이 필요했다. 그러나 자연과 환경에 대한 가치 인식이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이제는 하구둑의 존치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오염으로 기능이 상실되고 있는 하구둑을 국민된 입장으로서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수산업과 어업인의 입장에서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해수의 유통을 위해 반드시 하구둑을 개방하여 기수역을 확보하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어종과 이를 먹이로 하는 생태계 전체를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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