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들 “충남도지사는 태안해역 신규 골재채취예정지 지정 취소하라”
소귀에 경 읽은 당국 배신감에 어업인들 격분 “끝까지 결사 항쟁하겠다”
충남도가 지난 10일 바다골재채취 예정지를 지정· 고시했다. 골재채취법 제21조의2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의2 규정에 의해 충청남도 바다골재채취 예정지를 지정· 고시한 것이다.
충청남도의 항만· 도로· 주택건설사업 등 공공사업과 각종 건설공사에 필요한 골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해역이용협의 결과에 따라 바다골재채취 가능한 지역과 연도별 채취예정량을 지정했다. 골재채취 예정지는 태안군 관할 해역 4개광구, 면적 7.3k㎡이고 고시물량은 모래 310만㎥이다. 예정지 지정에 대해 사업자는 해역이용협의서 의견을 반영해 해역이용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정이 필요한 경우 변경될 수 있도록 했다.
충남도가 이날 고시 발표 직후 지역 어업인들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24일 충남도와 태안군이 바다모래채취 재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어업인들이 결사 반대 입장을 전달한 지 불과 보름여만에 어업인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채 사실상 골재채취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당시 바다모래채취 등 바다훼손행위의 부당성과 함께 어업인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골재채취는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귀에 경을 읽은 행정당국의 배신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급기야 지난 13일 또다시 바다모래채취 반대 규탄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결사 항쟁을 선언했다. 반대 성명서도 즉각 발표했다.
어업인들은 성명서에서 “충남도와 태안군에 바다모래채취 전면 금지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도가 지난 10일 바다모래채취 예정지를 지정고시한데 대해 크게 분노한다”면서 “ 충청남도지사는 태안해역 신규 골재채취예정지 지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행정당국은 바다모래채취 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골재채취업자들 역시 태안 앞바다 모래채취시도를 즉각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어업인들은 “우리의 이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바다모래채취를 강행한다면 충남어업인을 무시하는 처사로 간주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으며 집단행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이 지역어업인들은 바다모래는 석탄· 석유와 같은 유한한 자원으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데 태안반도 전면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 장안사퇴는 오랜 과거로부터 공급되고 쌓인 자연퇴적물로 육지로부터 그 공급량이 제한돼 있어 장기· 지속적 이용을 위해 특정해역에서의 장기간 채취는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바다모래채취로 인해 서식지, 산란장 훼손으로 수산자원 감소를 가져오고 태안군 골재채취예정지 주변해역은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 유류유출사고로 인해 환경복원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바다모래채취 허용은 어장 황폐화는 물론 정부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