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방송(FBS) 기획물_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명예교수 편
수협방송(FBS) 기획물_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명예교수 편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7.12 11:00
  • 호수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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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채취 구역의 어류와 갑각류, 연체류 모두 감소”

 

수협방송의 방송 콘텐츠 기획물이 화제다. 최근 유행하는 TED 형식의 방송으로 수협의 이슈나 해양수산, 어업 관련 주제 등을 쉽고 유익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시간은 10분 안팎이며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산산업인들을 위한 정보와 지원 사업, 해양수산정책 방향 등 주제도 다양하다. 최근 수협방송 기획물에 출연한 최중기 인하대 명예교수가 설명하는 경기만의 바다모래 채취 문제와 해결방안을 정리했다.

▲ 해사 채취에 대한 입장은

“안녕하세요. 인하대 해양학과 명예교수 최중기입니다. 해사채취는 우리나라가 유엔 해양평가기관에 제출하는 국가해양평가보고서에도 나와 있는 ‘해양환경을 훼손시키는 큰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해사채취는 1980년 들어 급증한 건설사업과 감소된 강모래를 보충하기 위해 198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바다 모래의 대부분(71%)은 서해연안에서 진행됐으며 지난 4년 동안에도 바다모래의 68%가 서해연안에서 채취됐습니다. 특히 지난 30년간 대이작도와 선갑도, 굴업도 일대에서 총 2억5000만㎥ 이상이 퍼올려져 이 일대의 해저 환경과 해양생태계를 훼손시켜 왔습니다. 경기만은 예로부터 수산자원의 보고였습니다. 덕적과 선갑도 해역은 연안수와 외해수가 만나는 곳으로 영양물질이 풍부해 회유성 어류의 회유처이자 산란처로 서해 3대 어장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수산자원이 급감했습니다. 특히 한경남 인하대 교수팀은 해사채취로 인해 경기만의 어획량이 38%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바다모래 채취의 문제점은

“그럼 이제 해사채취로 인해 생기는 해양환경문제와 해양생태계 교란과 수산자원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인하대학교와 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경기만의 해사채취가 계속될 시 섬과 해안의 모래는 상당 부분 유실될 것으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현재 실제로 대이작도 모래풀등의 모래 감소와 사승봉도, 대이작도, 덕적도 등의 해안 모래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다모래 채취과정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모래채취에서는 수심 10m 이상의 대형 해저 웅덩이가 발생해 조류의 흐름뿐 아니라 해저 지형의 변화를 유발해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됩니다. 또 해사채취 시 모래를 흡입해 선적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유사가 만들어져 주변해역 수층의 탁도가 높아지고 식물플랑크톤과 동물플랑크톤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수층에 사는 어종의 개체수가 감소했습니다. 해사채취 수역과 비해사채취 수역을 비교한 결과 어류의 출현개체수가 63.7%, 갑각류는 17.5%, 연체동물은 8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근본적 해결책은

“근본적으로 해사채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골재확보 기본계획의 큰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해사채취에 의한 골재 확보를 최소화하고 기본적으로 폐골재 재활용을 의무적으로 하는 장기적인 정책이 세워져야 합니다. 또 해사 골재를 해외 도서국에서 수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현재 시행 중인 해역이용협의서 작성 시 조사 방법에 해안 침식과 수산자원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정도를 명확히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이 계절별로 조사하는 방법으로는 해사채취가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피해 유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해사채취 허가권을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해저 모래자원 공간 관리에 관한 국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왔습니다.”

▲ 남북 해양수산 협력방안은

“최근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 해상무역에 긍정적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남북 공동어로수역, 남북을 잇는 크루즈 관광 등 남북 경제 협력의 선봉에는 해양수산정책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이번 선언문에 ‘서해 평화 수역’이 언급된 것은 남북 해상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만약 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이 세워진다면 남북 어업인들의 공동 조업과 남북 당국의 공동 단속으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핑크빛 미래도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돼야만 실현 가능한 것입니다. 모래 채취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어족자원이 고갈되면 결국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바다모래 채취, 지금 멈춰야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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